통일부가 최근 정부 유관부처에 대북사업 집행을 보류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17일 파악됐다. 이는 오는 20일께로 예정된 천안함 사태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취해질 수 있는 정부의 대북조치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통일부는 이에 앞서 지난 11∼12일 대북 위탁가공 업체와 교역 및 경협 업체들에 제품 추가 생산과 신규계약을 유보하라고 권고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14일 기획재정부ㆍ보건복지부ㆍ산림청 등 10여개 유관부처에 각 부처가 운영하는 예산을 통한 대북사업을 잠정적으로 보류하는 것이 좋겠다고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며 “이번 조치는 금강산 부동산 동결ㆍ몰수 등 최근 엄중한 남북관계 상황 등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영유아 등 북한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인 사업ㆍ지원을 지속한다는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대한적십자사는 발송공문 대상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천안함 사태 조사 결과와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지켜본 뒤 다양한 대북조치를 발표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천 대변인은 북한이 전날 남측의 대북 전단지 살포를 빌미로 육로통행 차단을 경고한 데에 대해 “민간단체의 전단살포와 (남북 간) 봉쇄ㆍ출입을 연계하는 것은 부당한 주장”이라면서 “민간단체들에 자제를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법적으로 강제할 방법은 없다”고 답했다.
한편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이날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초청 특강에서 금강산 관광 문제와 관련, “우리 정부는 1년에 수십만명이 관광할지도 모르는 곳에 (국민이) 불안하게 가게 할 수 없다”며 “안전하게 관광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지면 (관광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