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반도체이후 겨냥 새 성장전략 모색

■ 삼성 "10년후 수익원 찾아라"바이오.로봇등 첨단 미래사업 대대적 육성 >>관련기사 삼성이 '중장기 경영전략'마련에 나선 것은 10년 후 삼성은 물론 우리경제를 먹여살릴 사업을 찾기 위한 것이다. 반도체사업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사업구조는 앞으로 5년 정도는 그럭저럭 버틸 수 있으나 그 이후에도 이것들이 돈을 벌어다주리라고 확신할 수 없는 만큼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은 상시구조조정 체제로 기초체력을 단단히 하는 동시에 신수종 사업을 찾아 초일류기업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이뤄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이건희 회장이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통해 '진정한 구조조정은 이제부터''10년 뒤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지 고민하라'는 것을 동시에 강조한 데서 뒷받침되고 있다. 이 회장은 사장단 회의에서 "이 전략이 성공하면 10년 뒤 삼성의 사업 및 경영구조는 지금과 상당히 다른 모습일 것"이라며 "삼성은 전자ㆍ금융ㆍ서비스 사업을 중심으로 세계적 수준의 디지털 기술과 핵심역량을 갖추고 부채도 거의 없는 초일류기업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 중장기 사업전략 추진 배경 삼성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반도체 이후 차세대 사업을 확정하는 의미도 크지만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긴장감과 위기의식을 주입, 변화적응 능력을 키우고 구조조정 일정을 흐트러뜨리지 않겠다는 뜻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또 그룹 일부에서는 앞으로 5년 내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보 체제로의 전환을 앞두고 차세대 전략사업을 확정, 경영승계를 순탄하게 마무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상무보는 삼성전자로 복귀 이전 'e-삼성'등을 중심으로 인터넷 사업을 펼쳤으나 지난 5월 지분을 계열사에 전량 매각, '첫 작품이 실패했다'는 일부 비판을 받아왔다. ◆ 중장기 전략 내용 ▲ 미래사업 육성 ▲ 사양사업 철수 ▲ 원가절감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주내용이다. 10년 뒤 주력 수입원으로 부상할 사업은 집중 육성하는 한편 당장 수익을 내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사양사업은 과감하게 철수하기로 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최대 수익원인 반도체사업이 10년 후에는 지금 같은 호황을 누리기 힘들다"며 "미래 사업들을 계열사의 특성에 맞게 추진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각 계열사들은 단기, 중기(5년), 장기(10년) 등 단계적으로 나눠 수익성 있는 사업에 경영역량을 투입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며 구조본은 계열사별 역할분담을 조율할 방침이다. ◆ 계열사별 전략 우선 삼성전자는 주력 반도체산업이 오는 2005년까지 매년 15%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최근 SD램 가격의 폭락에 대응, 시스템LSI를 중심으로 비메모리 반도체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10년 뒤에는 초등학교 3~4학년 지능수준인 64기가 반도체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로봇사업 진출을 검토 중이다. 또 삼성은 세계최고의 반도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가전, 홈 네트워킹 사업 등을 강화하고 복합칩ㆍ바이오칩 등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서도 수요를 창출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미디어컨텐츠센터에 50억원을 투자하는 등 게임부분도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며 "생활가전 부문도 양문형 냉장고ㆍ에어컨ㆍ전자레인지ㆍ세탁기 등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혁신, 2005년 71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편향코일(DY)ㆍ고압변성기(FBT)ㆍ튜너 등 세계1위 제품군을 2005년 11개, 2010년 20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테크윈은 광통신 부품사업을 주력으로 바꾸고 인공 관절ㆍ장기 등에 사용되는 소재 사업, 소형발전기사업 등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보안전문 업체인 에스원은 전자화폐ㆍ신용카드ㆍ교통 등 다양한 기능을 복합화시킨 스마트카드사업을 주력사업으로 육성하고 모바일 보안사업을 추진한다. 삼성 금융계열사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삼성은 최근 이 회장 주재로 금융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열고 사업구조 전환을 통한 일류제품의 육성 및 수익성 확보, 선진 경영체제 구축,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삼성생명의 경우 5월 맥킨지에 경영컨설팅을 의뢰, 8월 께 이를 토대로 중장기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컨설팅의 주내용은 확정금리상품의 역마진 해소를 위한 상품구조의 개편, 이자손을 보완하기 위한 사업비 축소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은 알리안츠ㆍING 등 외국 금융자본과 경쟁에 대비,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성생명은 삼성서울병원(삼성의료원) 산하의 생명과학 연구소와 삼성종합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바이오 산업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정밀화학도 2004년까지 생명과학 부문의 비중을 현재 2%대에서 15%대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특히 항암제에 사용되는 카이랄 원료의약을 육성하고 동물세포배양사업, 바이오 소재, 벤처투자 등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건설ㆍ플랜트 중심의 사업구조를 바꿔 상ㆍ하수도 사업, 쓰레기처리 사업 등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으며 현재 10% 미만인 환경사업 비중을 2010년 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은 수출의 매출비중(현재 40%)을 2005년 30%로 줄이는 대신 삼국간 무역 비중을 17%에서 25%로 확대하기로 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재계 1위인 삼성이 중장기전략 마련에 나섬에 따라 LGㆍSK 등 국내 대기업들도 상시 구조조정체제를 가동, '10년 뒤 사업 구상'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형욱기자 조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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