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노사상생 다짐한 재계와 노동계

조석래 전경련 회장이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노조를 우습게 보는 기업이 있으면 교육을 해서라도 깨우치게 하겠다”고 말했다. 기업이 노조를 경영의 중요한 파트너로 여겨 상생의 노사관계 정착을 위한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조 회장은 그러면서 “지금 국제경제 환경은 기업 대 기업의 경쟁이 아니라 국가 대 국가의 경쟁”이라며 “이 경쟁에서 이기는 데 노조가 뜻을 같이 한다면 분배 문제는 우리가 나서 풀겠다”고도 했다. 지난 2월 말 취임해 새로 한국노총을 이끌 장 위원장은 노조도 책임있는 경제주체로서 경제 살리기에 앞장서겠다며 파업을 위한 파업 자제, 대기업 사업장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 자제를 천명하는 등 노동운동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한국노총 위원장이 취임인사차 전경련을 방문한 것도 처음 있는 일로 그런 변화의 한 모습이다. 조 회장의 노사평화를 위한 기업역할 강조, 분배 문제 해결 약속 등은 한국노총의 이런 변화 움직임에 대한 화답인 셈이다. 기업의 지속적 성장요소 중 하나가 노사평화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조의 합리적 활동이 우선돼야 하지만 사측의 노력과 역할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사측이 노조를 존중하고 투명경영과 함께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풀어가려는 자세를 가진 기업들은 대체로 노사분규도 적다. 노사 간에 신뢰가 생길수록 격렬한 노동운동은 줄어들게 된다. 한국노총의 약속대로 대기업 노조가 임금인상을 자제하면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기업들은 노조의 임금인상 자제분을 비정규직과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에 돌릴 수 있다. 이게 바로 조 회장이 약속한 분배 문제를 자연스럽게 푸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기업들은 사회공헌활동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게 노조, 더 나아가 국민들의 신뢰를 얻는 방법이다. 한국노총과 전경련의 약속이 잘 지켜지면 선진 노사관계가 정착돼 기업은 물론 국가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업이 쑥쑥 크고 나라 경제가 잘 돌아가면 당연히 노동자들의 삶의 질도 개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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