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달러 강세, 유가 하락 등의 악재에도 예상을 뛰어넘는 올 2ㆍ4분기 실적을 쏟아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현재 올 2ㆍ4분기 실적을 발표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 38곳 가운데 71%는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S&P500 기업의 순이익과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4.3%, 3.6% 감소하며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어닝시즌'을 맞을 것이라는 시장조사기관 S&P캐피털IQ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구글·e베이·존슨앤존슨·넷플릭스·인텔·씨티그룹과 JP모건체이스 등 다양한 부문의 기업 실적이 전망치를 웃돌았다. 이에 힘입어 S&P주가는 이날 0.8% 상승하며 올 들어 2%가량 올랐다. 나스닥종합지수는 1.26%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UBS의 줄리안 이매뉴얼 미 주식전략가는 "(그리스 사태 등) 해외발 위기가 사라지고 기업 실적이 4%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빗나가면서 주가 상승의 촉매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너빈인베스트먼트의 밥 돌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달러가 추가 강세만 보이지 않으면 기업 실적에 참기 어려울 정도의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낙관론을 피력했다.
물론 기업 실적 개선이 아니라 보수적 전망치를 웃돈 것에 불과하다는 반박도 있다. 실제 이날 발표된 넷플릭스·인텔의 실적은 지난해 동기보다 부진했다. 또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에너지 종목이 반영되지 않은 데 따른 착시효과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당초 시장조사기관들도 순익이 전년동기 대비 60% 급감할 것으로 예상한 에너지 종목을 제외할 경우 전체 S&P500 기업의 순익은 4%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대다수 미 대형기업들이 강달러 충격을 흡수하고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안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재닛 옐런 의장은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경제상황이 예상대로 전개되면 연내 어느 시점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데 적절할 여건이 마련될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금리 인상은 신중하고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첫 인상시점이 지나치게 강조돼서는 안 된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