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 임기 몇 달을 남겨놓고 부동산투기 바람이라는 복병을 만나 경제정책이 온통 부동산투기와의 전쟁에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 일본을 비롯한 세계 경제 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환율이 떨어지고 주식시장이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등 난기류가 증폭되고 있는데도 속수무책으로 방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투기바람만 해도 외환위기 극복이후 저금리기조 속에서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이 가계대출 경쟁을 벌이고 시중의 부동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리면서 이미 오래 전에 예고된 것이었는데도 미봉책으로 일관하다가 사태가 악화될 대로 악화되자 뒷북을 치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가 다각도의 대책을 서둘러 발표하고는 있지만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투기바람을 과연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가시지 않고 있다. 자금출처조사를 비롯한 행정적인 조치들을 제외하고는 신도시건설, 세제개편등과 같은 근본적인 대책은 단기간에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칫하면 국민의 정부는 부동산투기라는 망국적인 고질병을 유산으로 물려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경우 국민의 정부가 그동안 거둔 경제적 성과는 크게 훼손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말하자면 외환위기는 극복했지만 국민에게 막대한 공적자금 부담을 남긴 가운데 빈부차의 확대, 부동산가격 폭등과 같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게 됨으로써 국민의 정부 경제성적표는 적지 않은 타격을 받게 될 공산이 크다. 김대중대통령은 경제를 비롯한 국정에 전념하기 위해 여당 총재직까지 내놓은 특단의 결단을 내려 국민적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최근의 경제동향을 보면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단순히 성장세 유지와 국제수지 흑자 등 거시지표 관리만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끝이 좋아야 다 좋다는 말도 있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대내외 경제 여건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경제를 챙기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히 부동산시장을 확실하게 안정시키고 물가불안, 환율하락과 선진국 경기침체등에 따른 수출불안등 경제전반에 드리우고 있는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서는 자만과 막연한 낙관에서 벗어나 위기의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정치의 계절에도 경제가 정치에 휘둘리지 않도록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정책 입안과 실행에 있어 부처간의 이해를 조정하고 일관성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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