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2008 산업 대예측] 조선

고부가선 수주 주력… 수익성 극대화


지난해 사상 최고의 수주 실적을 올린 국내 조선업계는 새해에는 속도 조절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미 2010년까지의 수주 물량을 확보해 놓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수주량 증대에 열을 올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대신 조선업계는 부가가치가 높은 선종을 골라 수주함으로써 수익성을 극대화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수주량을 소화하기 위한 대형 조선사들의 해외기지 확충 노력이 일부 결실을 맺음에 따라 새해에는 해외 생산이 본격화되고 북한과의 조산산업 협력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결국 2008년 조산산업에 대한 기상도 역시 ‘맑음’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갈수록 심각해지는 후판 부족은 ‘잘 나가’는 조선업계에 복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4년치 일감 확보=국내 주요 조선업체들은 지난해 이미 4년치의 일감을 확보해놓은 상태다. 따라서 올 한해 물량을 수주하는데 있어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긋한 편이다. 조선공업협회에 따르면 2007년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실적이 2,300만~2,400만CGT(선박의 부가가치, 강재 소요량 등을 고려해 산출한 보정총톤수)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2006년 실적(1,958만CGT)을 30% 이상 넘어선 것으로, 사상 최고치다. 특히 현대, 삼성, 대우 등 조선업계 ‘빅3’는 한해 수주 물량 200억달러를 넘어서거나 육박하는 실적을 올리며 세계 정상급의 위치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동시에 각 조선업체는 대형 컨테이너선, LNG운반선, 대형 벌크선, 원유 시추 설비 등 고부가가치 선종의 수주에 주력한 데다 선가 상승 등으로 경영실적 역시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박가 고공행진, 수익성 낙관=다만 새해에는 지난해에 비해 수주량 증가세는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게 조선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는 올해 수주실적이 워낙 좋았기 때문으로, 조선경기의 후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하반기로 갈수록 선박 수주는 둔화될 것”이라며 “이는 최근 수년간 지속된 수주 러시에 따른 기술적인 조정”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새해 수주량에 대한 정확한 전망은 나오지 않고 있으나 지난해에 비해 20-30% 가량 줄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처럼 절대적인 수주량은 줄어들겠지만 이는 오히려 조선업체들의 내실을 다지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조선시장의 강보합세가 새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20만㎥ 이상의 초대형 LNG운반선, 1만TEU 이상의 극초대형 컨테이너선 등에 대해서는 국내 업체들이 독보적 지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승 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는 선박 건조 가격 역시 조선업계 수익성에는 청신호가 되고 있다. 초대형유조선(VLCC)이 지난해 말 척당 1억4,600만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으며, 3만톤급 벌크선은 3,500만달러 안팎, 컨테이너선(3,500TEU급)은 6,300만달러로 올라섰다. 수주물량은 크게 늘어나는데 비해 배를 지을 도크는 부족해 배값이 끊임없이 오르는 상황이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예년에 없던 신조선가 상승세가 전개되고 있다”며 “그만큼 세계 조선시장에 있어서 펀더멘털상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원자재 부족ㆍ공급과잉 등 대비해야”=한편 조선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조선사들의 속도조절이 내부적인 수익성 제고 뿐만 아니라 조만간 닥쳐올 후판 부족과 선박 공급 과잉도 염두에 둔 사전 대비 차원이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극심한 후판 부족 사태는 새해에 정점에 달할 전망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올해 부족한 조선용 후판 물량이 590만톤에 달하고 이 같은 추세는 2011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원자재 부족이 조선 불황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선박 공급 과잉도 우려된다. 한종협 한국조선협회 상무는 “2012년 전세계 조선업계의 건조능력은 한국 1,440만CGT, 중국 1,320만CGT, 일본 1,240만CGT 등 5,000만CGT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신조선 수요는 2020년까지 3,960만CGT에 그쳐 심각한 공급과잉을 맞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증설되는 건조 설비에 따른 인력난까지, 조선업계는 사상 최고의 호황을 구가하면서도 다양한 불안 요인들이 잠재돼 있는 상황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조선산업 붐이 언제 내리막으로 반전할지 모른다”며 “올해 장기적인 수급 계획을 통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