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세계는 지금 자원패권시대] 세계경제 옥죄는 고유가 사회갈등·政情불안 불러

美등 구매심리 위축·빈익빈부익부 심화 미얀마·이란·나이지리아등선 시위 촉발

베트남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23일 하노이의 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있다. 베트남은 전날 석유제품 가격을 15% 전격 인상하면서 국민들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세계경제 옥죄는 고유가 사회갈등·政情불안 불러 [세계는 지금 자원패권시대] 美등 구매심리 위축·빈익빈부익부 심화 미얀마·이란·나이지리아등선 시위 촉발 최수문 기자 chsm@sed.co.kr 베트남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23일 하노이의 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있다. 베트남은 전날 석유제품 가격을 15% 전격 인상하면서 국민들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관련기사 • 국부가 이동한다 고유가는 신용경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 경제를 옥죄면서 각국에서 사회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소비둔화로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가운데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지고 일부 개발도상국에서는 정정불안으로 인한 체제위기로까지 번지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추수감사절이 들어 있는 이번주 초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09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무려 38.4% 오른 것이다. 추수감사절에서 오는 12월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연말이 미국의 최대 쇼핑 시즌임을 감안하면 지금의 고유가가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위축시킬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신용경색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고유가라는 악재까지 겹친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신용경색 악화와 주택경기 침체 지속을 이유로 2008년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지난 7월의 전망치인 2.5∼2.75%보다 떨어진 1.8∼2.5%로 하향 조정해 발표했다. 현재의 유가 수준이 이어질 경우 추가 하향 조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이먼 존슨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1세기형 금융위기와 1970년대식 오일 쇼크가 충돌하면서 세계 경제에 과거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이 도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 개발도상국들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미얀마에서는 8월 군사정부의 전격적인 유가 인상이 민주화 시위를 촉발시켰고 이란ㆍ나이지리아 등지에서도 휘발유 등 석유제품의 가격인상에 따른 소요가 발생했다. 취약한 정권기반이 물가인상으로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들 국가는 그동안 석유에 보조금을 지급해 소매가격을 안정시켜왔다. 정권의 정통성 없음을 물가안정으로 만회했지만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한 고유가에서는 속수무책이다. 국제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석유소매제품 가격을 동결했다가 결국 이달 초 인상을 단행했지만 여전히 공급 부족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중국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산유국이라고 해서 모두 행복한 것은 아니다. 러시아의 경우 석유와 천연가스의 수출이 늘어나면서 급증하는 외화 유입이 인플레이션을 키우고 있다. 에너지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심해지면서 나타나는 이른바 ‘네덜란드병(Dutch Disease)’ 징후다. 러시아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무려 10.8%였다. 올해 전체로는 무려 11%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루블 환율이 절상되면서 에너지 외 수출상품의 경쟁력을 악화시키고 있다. 에너지업계 종사자들이 대박을 터뜨리는 대신 대부분 국민들의 실수입은 줄어드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입력시간 : 2007/11/2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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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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