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당 15만달러. 2월2일 열리는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결정전인 슈퍼볼(Super Bowl)의 TV 광고료다. 총 32분30초 분량인 광고 판권은 지난해 12월 진작 동났다. 최소 1억1,000만명의 시청자 눈을 붙잡을 이 날은 미국에서 사실상 국경일이다.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 다음으로 식품 소비가 많다. 그래서 슈퍼선데이라고도 부른다. 오죽하면 대통령취임식과 겹치면 백악관 일정을 바꾼다고 할까.
△제48회 슈퍼볼 진출팀이 결정됐다. 아메리칸풋볼컨퍼런스(AFC)의 대표주자는 현역 최고의 쿼터백인 페이튼 매닝을 보유한 덴버 브롱코스. 이에 맞서는 내셔널풋볼컨퍼런스(NFC)에선 시즌 최강의 수비력을 과시한 시애틀 시호크스. 창과 방패의 싸움이 흥미진진하겠지만 주식투자자라면 NFL 결승전에 관심을 둬야 할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슈퍼볼 징크스다. NFC 소속팀이 승리하면 그해 주가가 오르고 반대로 AFC 소속팀이 이기면 주가가 내린다는 속설이다.
△과학적 근거가 없지만 통계적으로는 제법 잘 맞아 떨어진다. 첫해인 1967년 이후 지난해까지 47차례 경기를 치른 결과 38번이나 맞았다. 적중률이 79.2%라면 마냥 무시할 것도 못 된다. NFC소속팀이 13년 연속 우승한 80·90년대 주가가 공교롭게 상승하면서 그런 징크스가 붙었다. 우승팀의 후원 기업이나 연고 지역 기업들도 주가가 한동안 덩달아 오른다. 투자자들이 기분이 좋아 관련 기업 주식을 산다는 이유에서다. 좀 황당한 속설도 있다. 경기장의 천장이 뻥 뚫려 있으면 치고 올라가는 황소장이고 반대라면 약세장이라는 속설도 떠돈다.
△슈퍼볼과 관련한 여러 속설들은 주가 상승을 바라는 투자자들의 희망과 기대가 만들어냈을 터. 그럼 올해는? 전설적인 쿼터백을 보유한 덴버 브롱코스(AFC)가 객관적 전력에서 다소 앞선다는 평가다. 그런데 경기가 열리는 뉴저지 소재 메트라이프스타디움의 천장은 뚫려 있다. 세계 주식시장의 심장부 뉴욕과 한 묶음인 뉴저지에서 처음 열리는 올해엔 투자자들의 관심이 유달리 높다. /권구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