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8조냐 9조냐 … 삼성전자 4분기 이익이 1월 증시 방향키

7일 잠정치 발표

8조 땐 시장 충격… 추가 하락 불가피

9조 땐 기대 부합… 반등 이어갈 수도


8조원 대 9조원.

외국계 증권사와 국내 증권사가 내놓은 삼성전자의 2013회계연도 4·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다. 올해 들어 3거래일 만에 코스피지수의 급락세가 일단 진정된 상황. 투자자의 이목은 7일 발표될 삼성전자의 실적 가이던스에 쏠려 있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실적 시즌을 알리는 삼성전자의 실적 잠정치가 1월 증시 흐름을 결정할 가늠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6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37%(7.14포인트) 오른 1,953.28포인트에 거래를 마감했다. 최근 2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6,000억원 넘게 내던졌던 외국인이 515억원어치를 사들이며 매도세를 마감한 것이 급락하던 지수의 방향을 돌려세웠다.

시장의 관심은 7일 나오는 삼성전자의 2013년도 4·4분기 실적에 쏠린 상황. 실제로 최근 적극적인 순매수에 나섰던 개인이 이날 매수 규모를 500억원대로 줄이는 등 수급 측면에서 뚜렷한 주체 없이 눈치 보기 장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단기적으로 시장의 흐름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하며 영업이익이 9조원을 넘어서는지 여부가 키(key)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12곳의 국내 증권사가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9조4,393억원으로 10조540억원을 제시한 유진투자증권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증권사가 9조1,000억~2,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계 증권사의 눈높이는 이보다 낮다. 최근 BNP파리바가 삼성전자의 지난 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8조7,800억원으로 제시했고 이어 바클레이스도 8조5,100억원으로 기존 전망치보다 19% 낮춰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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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황을 놓고 보면 지난해 7월 삼성전자의 2·4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국내 증권사와 외국계 증권사 간 논쟁이 반복되는 모습이다. 당시 국내 증권사들은 10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예상한 반면 외국계 증권사들은 9조원 중반을 점쳤다. 외국계 증권사의 완승으로 끝났고 삼성전자의 주가는 한 달 새 16% 곤두박질쳤다. 지금은 국내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상황으로 실제 실적이 낮아진 눈높이에도 미치지 못할 경우 시장의 충격이 더 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요 증권사가 잇따라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시장 전반적으로 삼성전자의 지난 분기 영업이익 기대치가 9조1,000억원에서 9조4,000억원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시장의 눈높이가 10조원에서 9조원 초반까지 하향 조정된 가운데 만약 삼성전자가 이보다도 저조한 실적을 발표한다면 시장의 충격에 따른 지수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성장성이 안 보인다는 것이 외국계 증권사와 외국인 투자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라며 "지난 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대로 떨어진다면 지수 상승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더 떨어질 우려가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삼성전자를 제외한 시장 전체의 실적 전망은 더 낮은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 실적 시즌을 피하고 내년 3월 중국 전인대까지 기다리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절대적인 수치 못지않게 삼성전자가 내놓는 실적에 대한 근거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고 지적한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성과급 지급 등 단순히 일회성 비용에 따른 실적 악화라면 시장에서의 충격이 덜할 것"이라며 "반면 원화 절상과 수요 감소 등 구조적인 요인에 따라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이라면 단기 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판단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적어도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9조원대를 기록한다면 최근 급락한 코스피지수가 반등하는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애플이나 노키아를 놓고 보더라도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하락했다"며 "이는 이미 시장에서 전기전자업체를 경기민감주로 인식하고 있어 삼성전자의 실적 충격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현재 코스피지수는 12개월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 1배 수준까지 하락한 만큼 만약 삼성전자가 시장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놓을 경우 시장이 반등하는 모습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배 연구원도 "만약 삼성전자의 실적이 시장 전망치 상단까지 나온다면 1월 효과는 물론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한 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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