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육군사병 '암투병' 외삼촌 위해 간 이식

청성부대 이의민 병장 "외삼촌이 빨리 낫기만 바랄뿐"

강원도 철원의 육군 청성부대 이의민(23) 병장은 병장 진급 첫날인 1일 아침을 신촌세브란스 병원의 입원실에서 맞았다. 외삼촌 박수성(47)씨에게 자신의 간을 절반 넘게 떼어주느라 전날 8시간 넘게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외삼촌을 위한 대수술로 병장 진급 신고를 대신 한 셈이다. 이씨의 외삼촌 박씨는 10여년 전부터 간 질환을 앓아오다 급기야 간경화를 거쳐간암 중기로까지 악화됐다. 박씨의 부인(46)도 10년 전 수술을 받은 유방암이 약 5년 전 재발해 부부가 암투병을 해야하는 딱한 처지였다. 박씨의 고3 아들이 아버지를 살리겠다며 간 이식이 가능한지 검사를 받았지만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외삼촌 가족의 소식에 박씨 누나의 두 아들이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이씨의 형이 우선 검사를 받았지만 지방간이 있어 역시 간을 이식해줄 수 없었다. 군 복무 중이던 이씨는 외삼촌의 상황이 점점 나빠져가는 것을 두고만 볼 수 없었고 자신의 간을 이식하기로 마음 먹었다. 검사 결과 불행 중 다행으로 이씨의 간이 일반인보다 큰 1천800g이나 돼서 외삼촌을 위해 1천g을 이식해 줄 수 있었다. 일반인의 간 하나와 맞먹는 만큼을 외삼촌의 새 삶을 위해 잘라내기로 한 것이다. 31일 아침 7시부터 8시간이 넘는 수술을 무사히 마친 이씨는 수술 후 눈을 뜨자마자 외삼촌의 건강 여부 부터 물었다. 이씨의 아버지는 "요즘 젊은이들이 의지가 약한 것 같은데 아들이 간 이식을 결심하고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까지 담담하고 의연한 모습을 보여줘 오히려 감동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어머니가 건강을 염려하며 신중히 생각해볼 것을 권유했지만 하나님께 기도한 결과, 내가 선택한 길이 맞다고 일러주시더라"며 "빨리 외삼촌이 낫기 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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