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퇴직연금制 제대로 정착시키자

오는 12월1일 퇴직연금제도가 시행되면 우리나라도 국민연금ㆍ퇴직연금ㆍ개인연금의 3층 구조의 사회보장체계를 갖추게 된다. 퇴직연금제도는 현행 퇴직금제도가 사회ㆍ경제환경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근로자들의 노후생활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는 문제점을 개선하고 근로자의 퇴직급여를 연금화해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되는 제도다. 퇴직보험이나 퇴직일시금신탁과 같은 금융기관의 취급상품 한 가지가 새롭게 도입되는 것이 아니고 다양한 상품을 담을 수 있는 새로운 틀을 제공하는 제도로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기업 측면에서는 노사합의로 노사가 원하는 형태의 퇴직연금제도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제도의 도입취지를 제대로 인식하고 유연한 자세로 접근한다면 퇴직연금제도는 보다 성숙되고 발전된 노사문화 정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근로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다니는 회사가 도산해도 수급권이 보장되고 연금과세체계의 적용에 따른 과세이연으로 실질소득이 증가하게 된다. 사업주의 경우도 근로자가 퇴직적립금 운용에 직ㆍ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 근로동기를 고취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임금 피크제 등 인력관리의 유연성도 제고시킬 수 있다. 퇴직연금제도는 또 금융기관의 수익구조를 다원화할 수 있는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로 인식되고 있다. 증권사ㆍ보험사 및 은행들이 각자의 강점을 부각시키며 퇴직연금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향후 수십조~수백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퇴직연금시장을 누가 먼저 선점하고 이 시장에서 얼마나 수익을 올릴 수 있느냐의 성패에 따라 금융기관의 판도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다. 아울러 퇴직연금제도는 한국 자본시장에도 큰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퇴직연금의 성격상 적립식 펀드나 10년 이상의 장기채권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투자성향이 장기자금 중심의 중장기 투자로 바뀌어 투자문화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우리나라 자본시장은 퇴직연금 시대를 맞아 양적ㆍ질적인 측면에서의 성장과 발전을 통해 선진 자본시장으로 도약하게 될 것이다. 이 같은 많은 이점을 지닌 퇴직연금제도가 제대로 정착돼 한국 사회보장체계의 한 축으로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기업과 근로자, 금융권 및 정부 모두의 많은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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