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 간판 정현(19·삼성증권 후원)이 세계랭킹 5위 스탄 바브링카(스위스)와 3시간2분 접전 끝에 분패했다.
정현은 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빌리진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 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2회전에서 바브링카에게 0대3(6대7 6대7 6대7)으로 졌다. 세계 69위 정현에게 메이저대회 2승이 있는 바브링카는 높은 벽으로 전망됐지만 정현은 지금까지 만난 상대 중 최강을 맞아 크게 뒤지지 않는 경기를 펼쳤다. 1세트 게임 스코어 0대3으로 끌려가다 3대3을 만들어 기어이 타이 브레이크까지 갔고 매 세트 타이 브레이크 승부로 세계 3위까지 밟아봤던 톱 랭커 바브링카를 괴롭혔다. 게임 스코어 4대1까지 앞서 가던 2세트를 잡지 못한 게 컸다. 3세트 들어 허벅지에 쥐가 나 두 차례나 메디컬 타임아웃을 불러 마사지를 받은 정현은 이번에도 6대7로 세트를 내줬다. 서브의 질(서브 에이스 26대3)에서 바브링카가 수준을 증명한 경기였다. 1회전을 통과해 이형택 이후 7년 만에 메이저대회 본선 승리를 경험한 선수가 된 정현은 랭킹 포인트 45점과 상금 6만8,600달러(약 8,000만원)를 챙겼다. 경기 후 정현은 “경기 전에 목표로 했던 ‘남은 에너지를 다 쏟는 것’과 ‘한 세트에 한 시간’을 모두 이룬 것 같다”며 “톱10 안에 든 선수와 경기하는 것이 두렵고 긴장이 될 수 있지만 언젠가는 이겨내야 하는 것이므로 이렇게 일찍 배우게 돼서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