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고삐 더 죄는 구본무 회장

"시장 창출형 상품 만들라" 일등LG 재연 독려


"시장을 선도할 만큼 제대로 일하고 있는가?"

14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임원세미나에 참석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300여명은 구본무(사진) 회장의 호통에 숨죽인 듯 조용했다.


구 회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시장창출형 상품' 개발을 강조하며 시장 선도를 위한 강도 높은 혁신을 재차 주문하고 나섰다. 특히 구 회장은 연초 계획한 투자와 고용에도 차질이 없는지 살펴보고 협력회사와 제대로 힘을 모으고 있는지도 챙길 것을 주문했다.

구 회장의 시장창출형 상품 개발 주문은 '일등LG'의 영광을 재현해내겠다는 결의에서 나온 것이다. 그는 "그동안 기존 상품을 개선하는 일을 잘 해왔고 최근에는 획기적으로 개선하려는 시도 또한 많아지고 있지만 시장을 뒤흔들거나 판을 바꾸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며 "이제 우리 스스로 시장을 창출하는 상품을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고 거듭 독려했다.


구 회장은 시장창출형 상품 개발을 위한 세 가지 실천방안을 제시됐다. 그는 첫째 방안으로 "제대로 승부할 시장과 사업에 집중해 남보다 먼저, 꾸준하게 기술을 확보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둘째로는 "LG의 상품을 통해 고객의 삶이 더욱 편안해지고 보다 안전해지며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하므로 창의적 사고를 토대로 더욱 끈질기게 도전해달라"고 당부했다. 셋째로 그는 "시장 선도상품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마케팅과 공급 역량도 높여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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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회장의 이 같은 발언에서 LG의 절박함이 읽혀진다. LG 관계자는 "획기적인 상품을 내놓는다고 해도 시장환경의 빠른 변화를 감안하면 효과나 지속성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고객의 삶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차별적 가치가 반영된 시장 창출형 상품을 통해 시장을 선도해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의 이러한 긴장감은 이날 임원세미나의 분위기에서도 그대로 엿볼 수 있었다. 평소 임원세미나에서 구 회장의 발언 직후 진행되던 외부강사의 초청강연도 이날은 과감히 생략됐다. 대신 오전 8시30분부터 1시간 넘게 임원들에게 구 회장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보고 및 회의 간소화 등 시장 선도를 위한 조직문화 개편사례 등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미나를 마치고 나오는 임원들의 표정 역시 세미나 전과는 달리 다소 굳은 모습이었다.

LG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시장선도 경영은 주력사업과 차세대 성장엔진 분야에서 차별적 가치를 담은 상품을 기획하고 기반기술 및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사업화에 필요한 인프라와 마케팅 투자로 시장을 선점하는 데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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