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자원외교의 개가 UAE 대규모 유전 확보

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매장량이 최소 12억배럴에 달하는 대형 유전을 확보한 것은 에너지 자주개발률을 획기적으로 높인 자원외교의 개가다. 우리로서는 처음으로 가채매장량 기준 10억배럴 이상인 대형 유전의 개발권을 확보함으로써 석유와 가스의 자주개발률이 단번에 15%로 높아지게 됐다. 비록 양해각서(MOU) 단계이기는 하지만 3차 석유파동이 우려되고 있는 에너지난 시대에 원유의 안정적 공급원을 확보한 것은 가치를 따지기 어려울 정도의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평가된다. 본계약이 성사될 수 있도록 남은 절차를 차질 없이 마무리하는 것이 남은 과제다. 세계 원유개발 업체 순위 77위에 불과한 석유공사가 석유 1번지로 불리는 UAE의 대형 유전개발권을 확보하게 된 데는 이명박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와 정부 관계기관의 유기적 협조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2009년 원전수주를 계기로 가까워진 양국 간 동반자적 관계도 이번 계약을 성공으로 이끈 요인이 됐다. 매장량 10억배럴 이상인 대형 유전개발은 세계 4대 석유 메이저와 일본 정도가 참여하고 있을 정도로 개척이 어려운 분야다. 이번 UAE에서의 쾌거는 우리나라가 세계 유전개발 분야에서 메이저급으로 올라서게 된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대형 유전개발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에 개발권을 확보한 유전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는 현재 10%선에 머물고 있는 에너지 자주개발률이 5%포인트 정도 높아지는 데서도 잘 알 수 있다. 또 원유 600만배럴을 우리 비축시설에 무상 저장하고 유사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도 큰 이점이다. 최근 중동지역 정정불안으로 국제유가가 치솟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 의미와 가치는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개발 관련 합의내용이 MOU 형태로 구속력이 없고 물량 규정도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개발자금 확보와 계약 대가를 둘러싼 논란도 해소돼야 할 대목이다. 정부는 본계약이 최종 성사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 등과의 협조체제를 강화해 협상력을 극대화하는 한편 금융 등 후속지원 방안을 차질 없이 강구해야 한다. 이번 UAE의 대형 유전 확보가 자원외교의 성공 모델이 될 수 있도록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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