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이제 더 '아는 척' 해야 할 때

위현종 소프트뱅크벤처스 벤처캐피털리스트


미국 스탠퍼드대에는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방법(How to start a start-up)'이라는 수업이 있다. 미국의 대표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가 수업을 총괄하고 성공한 기업가들과 경험 많은 투자자들이 지혜와 노하우를 전수하는 수업이다. 페이팔 창업자인 피터 틸 등 실리콘밸리의 전설들이 직접 강의를 준비하고 진행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실리콘밸리의 혁신 기업들은 미국의 토론 문화에 힘입어 그들의 운영 노하우와 지혜를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축적해왔다. 덕분에 우리도 실리콘밸리의 시작을 알린 빌 휼렛과 데이비드 패커드의 창고 창업 스토리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와이콤비네이터의 창업자인 폴 그레이엄의 블로그에는 스타트업과 관련된 수백개의 명문들이 올라와 있고 최근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오른 틸의 저서 '제로 투 원'도 스타트업 경영과 투자에 대해 상당히 독창적이고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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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스타트업 역사도 이제 중견급이다. 다만 현재에도 스타트업 생태계 차원의 지식과 경험 축적은 미약한 수준이라 안타깝다. 어디서도 경영적 관점에서 이들의 역사와 전략이 정리된 자료를 찾기는 어렵다. 창업자의 역량, 성장 방법, 기업 문화 조성 등 스타트업들이 성공을 위해 고민해야 할 핵심 질문들에 대한 깊이 있는 한글 자료를 찾기도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국내에서 스타트업에 대한 지식 대부분은 한국적 상황과는 다소 이질적인 실리콘밸리에서 건너온 것들이다.

우리 스타트업 생태계의 자금규모와 지원책 수준은 세계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 질적인 부분의 성장도 고민할 때이다. 이를 위해 생태계의 다양한 이슈들을 함께 토론하며 모두의 지혜로 발전시키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앞으로 업계 모두의 경험과 지혜가 생태계 내에서 더욱 활발하게 공유되고 토론과 비판을 통해 더 나은 형태로 발전해 스타트업 생태계의 지적 수준을 한 차원 높이는 기반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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