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우방에 보복테러’ 본격화

유대교당 참사 5일만에 또 발생 20일 발생한 터키 이스탄불의 영국 총영사관과 영국계 은행 HSBC 현지 본부에 대한 폭탄 테러는 명백히 미국의 최대 맹방인 영국을 겨냥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영국 방문 기간 중에 이번 테러가 발생했고, 영국을 상징할 수 있는 외교공관과 영국 최대 은행을 타깃으로 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이번 테러에는 미국을 돕는 국가에 대해서는 향후 가차없이 응징하겠다는 알카에다 등 이슬람 테러단체의 의도가 담겨 있다. 15일 300여명을 죽거나 다치게 한 이스탄불 유대교 회당 2곳에 대한 자폭 테러, 최근 일본에 대한 테러, 20일 바그다드주재 요르단 대사관 총격 사건 등이 이번 사건과 같은 맥락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건 현장과 파장 터키 민영 방송 N_TV는 HSBC 건물 피해 상황을 방영하면서 사체와 사체에서 떨어진 팔 다리 들을 방영, 테러의 참상을 여과 없이 전했다. 현지 방송들은 테러 발생지점이 쇼핑객의 왕래가 잦은 상업 지역이어서 행인들이 많이 다쳤다면서 사망자 규모가 크게 늘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들은 영국 총영사관 테러로 현장에서 로저 쇼트 총영사 등 최소 10여명이 즉사했다고 전했고, 영국 정부는 테러 발생 후 직원 일부가 실종됐다고 확인했다. 이번 테러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영국 방문은 크게 빛을 잃었고, 영국 정부는 영국 내 반미, 반전여론이 크게 고조될 것을 우려했다. 테러 직후 미국은 터키 현지의 외교 공관의 업무를 잠정중단하면서 폐쇄했으며, 세계 각국은 자국 국민들에 터키 여행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또 이탈리아 등 각국 정부는 이번 테러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테러 직후 유럽 증시가 급락하고 이날 미국 증시도 불안하게 출발해 테러로 인해 세계 경제가 휘청거릴 것임을 예고했다. 배후는 알카에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테러 배후로 알 카에다를 서슴없이 지목했다. 터키 정부도 이번 사건이 전형적인 자살 폭탄 테러라고 밝혀 알 카에다를 배후로 지목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 실제로 신원을 밝히지 않은 터키 남성은 터키 아나톨리아 통신사에 전화를 걸어와 알카에다와 현지 이슬람단체인 `동방 습격자들의 이슬람 전선(IBDA_C)`이 이번 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결국 15일 이스탄불 유대교 회당 2곳에 자폭 공격을 가한 테러 조직들이 같은 도시에서 같은 수법으로 재차 공격을 가한 것이다. 한편 터키 정부는 5일 만에 또 다시 발생한 테러로 매우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이슬람 국가이면서도 유럽연합(EU) 가입을 희망해온 터키는 15일 유대교 회당 테러의 악몽이 가시기 전 테러가 재발하자 EU 가입에 암운이 드리울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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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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