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5월28일] 시에라 클럽


1892년 5월28일, 미국 요세미티 계곡. 박물학자 존 뮤어와 대학 교수들이 모여들었다. 산림보호 클럽 결성을 위해서다. 오늘날 회원 73만명을 보유한 미국 최대의 환경보호단체 시에라클럽(Sierra Club)이 탄생한 것이다. 당면 목표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관리 강화. 공원 축소법안을 제출했던 개발론자들과 7년간 맞선 결과 SC는 승리를 얻어냈다. 국립공원의 관리권도 연방으로 넘어갔다. 초대 회장 뮤어가 ‘미국 국립공원의 아버지’로 불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SC는 1906년 대지진으로 상수도망이 파괴된 샌프란시스코시가 계곡에 거대한 용수공급용 저수지를 개발한다는 계획을 저지하는 데는 실패했어도 수많은 공적을 남겼다. 요즘도 나돌고 있는 그랜드캐니언의 비경을 담은 사진 중 대부분은 2차 대전 귀향 장병의 일자리 마련을 위해 댐을 건설하려던 미국 정부에 맞서 SC가 전문 사직작가를 동원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알린 홍보전의 결과물이다. 결국 2개 댐 건설을 취소시킨 SC의 영향력은 더욱 커져 야생동물보호법(1964), 하천오염방지법(1972) 등을 이끌어냈다. 항공기술의 초강국 미국이 초음속 여객기를 개발하지 않은 것도 이들 때문이다. 오존층을 파괴할 수 있다며 초음속기 개발을 무산시켰을 당시에는 비판이 없지 않았으나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콩코드의 비경제성이 증빙된 후에는 자연보호와 경제성은 한줄기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졌다. SC는 현장제일주의를 표방하며 1971년 등장한 그린피스에 다소 밀리기도 했지만 온건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선거 때마다 압력단체로서 영향력도 행사한다. 최근에는 지구를 구하기 위해 폭력까지 마다하지 않겠다는 강성 환경단체가 출현하는 가운데서도 SC는 여전히 미국 환경운동을 주도해나가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