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식매집후 대주주에 “비싼 값에 되사라”

◎「그린 메일」 기승… 대책 시급/M&A 활성화 틈타 외국세력과 연계 움직임도특정 주식을 매집해 기업의 경영권을 위협하는 「그린메일」이 활개를 치고 있어 이에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그린메일」이란 특정 기업주식을 대량으로 매집한뒤 경영진을 위협해 매입주식을 시가보다 비싼 가격으로 대주주에게 떠넘기는 세력들을 일컫는 말로 미국에서는 80년대들어 기승을 부렸다. 5일 증권감독원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10%이상 대량주식보유를 금지한 증권거래법 200조가 폐지되는 것과 관련, 적대적 M&A(Mergers & Acquisitions:기업인수합병)가 최근 주식시장에서 활발히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특정 주식매집을 통해 한몫을 챙기려는 「그린메일러」들이 은밀히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외국인의 주식투자한도가 20%를 넘어서면서 부터는 시세차익을 노린 외국인들이 국내 세력과 연계해 그린메일에 적극 나설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최근 증시에서는 D철강의 경영권을 인수한 대주주가 인수 1년만에 다른 기업으로 지분을 넘기겠다고 공시하자 주식을 매입한 세력들이 정치권까지 동원해 무산시킨 바 있다. 또 대한펄프가 「스카다」사업을 포기한다고 공시한 이후 주가가 하락하자 특정세력들이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소송을 철회한 후 회사측에서 자사주펀드에 가입해 주가관리에 나선 것도 같은 의미로 볼 수 있다. 특히 지난해말에는 증권감독원에서 특정상장사의 주식을 매입한 세력들이 프리미엄을 얹어 되사주지 않으면 삼성전자등 대기업과 연합해 경영권을 인수하겠다고 협박한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린메일에 대해서는 증권거래법에서 주식매집과정의 불공정거래에 대해서만 제재를 할 수 있을 뿐 근본적인 규제책을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이다. 증권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는 국내뿐 아니라 외국인이 개입된 그린메일이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지만 해당 경영진이 형사고발을 하지 않는한 증권거래법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기는 어렵다』면서 『상장사 경영진들이 일반주주들을 우대하고 활발하게 기업을 소개하는등 자구책을 마련하는 길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혔다.<정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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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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