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미 금리정책 '덫'에 걸렸다

인플레 우려·경기둔화 상반된 신호 혼재<br>美 인상 필요성 재점화-韓 동결론 확산

한·미 금리정책 '덫'에 걸렸다 인플레 우려·경기둔화 상반된 신호 혼재美 인상 필요성 재점화-韓 동결론 확산 뉴욕=서정명 특파원 vicsjm@sed.co.kr 현상경기자 hsk@sed.co.kr 관련기사 • "금리 진작에 올렸더라면…" • "이렇게 고민 많은적 없었다" • 美, 주가 하락·채권값 상승 '시장도 오락가락'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와 하반기 경기둔화라는 상반된 신호가 혼재하면서 한미 양국의 통화당국이 모두 금리결정의 '덫'에 걸렸다. 한미 양국이 상반된 정책목표 때문에 한쪽을 선택하면 다른 한쪽은 놓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각각 8일(미국)과 10일(한국)로 예정된 금리결정 과정이 큰 어려움을 겪게 된 탓이다. 정책당국이 '건초'와 '물'을 양쪽에 두고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당나귀 신세로 전락한 모습이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갑작스레 부활한 물가상승 압력으로 딜레마에 빠졌다. 그 동안 주택경기 및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둔화라는 경기 시그널은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년여에 걸친 금리인상을 중단할 것이란 전망을 양산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6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무려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곧바로 금리인상론이 재점화됐다. 실제로 6월 물가는 지난 95년 4월(2.5%) 이후 최고치인 2.4%(전년동월 대비)로 FRB의 목표인 2%를 훌쩍 넘어섰다. 그러나 지난 2ㆍ4분기 GDP 성장률이 2.5%로 1ㆍ4분기 5.6%에 비해 크게 떨어진데다 이날 발표된 6월 개인소비도 올들어 증가폭이 가장 작은 전월 대비 0.4% 상승에 그치는 등 경기둔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은 상황이 더 복잡하다. 얼마 전만 해도 8월 이후 금리 인상론이 대세였다. 한국은행은 숱한 보고서와 이성태 총재의 입을 통해 금리인상에 대한 시그널을 시장에 계속 내보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2ㆍ4분기 실질GDP 성장률이 1%대 이하로 떨어지면서 하반기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급속히 고조되고 있다. 단기간의 경기상승 후 하강국면에 진입하는 '더블 딥'(double dip)이 시작됐다는 진단까지 나오고 있다. 금융시장과 민간의 전망도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8월 콜금리 인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반면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센터장은 "딜레마 상황을 겪고 있지만 8월에도 한미 양국 모두 금리가 오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특히 한은 총재는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8/0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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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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