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 지금 위치·결승점 마음에 드는가… 사랑에 빠져라

■나는 어떻게 일하는가 (비즈 스톤 지음, 다른 펴냄)

12번 면접, 구글 입사… 사업 실패… 빚더미 백수

사표 던지고 트위터 창업… 성공 뒤 벤처로 컴백


왼쪽 사진 트위터 공동 창업자 비즈 스톤

열정·행복·믿음 있어야 성공
2년 후 일어날 일들 상상하고 여러가지 삶의 상황 살펴봐야


"내 미래는 별로 밝아 보이지 않았다. 친구들과 처음 창업한 회사가 잘 풀리지 않았고 수만 달러나 되는 카드 빚더미에 올라앉은 백수가 됐다. 빚뿐인 내게 유일한 빛은 웹과 관련한 글과 정보를 올리는 블로그 운영. 그것은 나의 또 다른 자아였다어머니 집 지하실에서 목표도 방향도 없는 무일푼 신세였지만 블로그는 별개의 문제였다"


열정 말곤 가진 거 하나 없던 청년. 대학 졸업장 하나 없던 이 남자는 박사들로 득실대는 꿈의 직장 구글에 입사한다. 관련 학위도 없이 오로지 블로거 활동을 디딤돌 삼아, 무려 12번의 면접 끝에 말이다. 이 정도에 안주했다면 수많은 '기적의 주인공' 중 한 명이었겠지만, 꿈도 아이디어도 많은 사내는 또다시 창업에 나선다. 성공적인 창업으로 2009년 시사 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에 꼽힌 사람. 이 화려한 영웅 스토리의 주인공은 '140자의 마법' 혹은 '파랑새의 기적'으로 불리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트위터'의 공동 창업자 비즈 스톤이다.

누구나 아는 트위터의 탄생과 성공 비화는 어찌 보면 이 책의 덤이다. 비즈 스톤이 전하는 트위터의 시작과 성공 이야기 속에는 낙천적인 괴짜 천재의 열정과 자신에 대한 믿음, 그만의 뚜렷한 업무 철학이 담겨 있다.


비즈 스톤은 스스로 말한다. "나는 천재가 아니다. 그러나 항상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12번의 면접을 통과해 들어간 꿈의 직장 구글에 사표를 던진 뒤 작은 벤처 회사에 들어가 (트위터의 계기가 된)'흥미로운 프로젝트'에 빠져보겠다는 용기(?)는 어디서 나왔을까. 창의력에 대한 갈증과 본인의 아이디어에 대한 믿음. 이게 바로 그 용기의 근원이자 확신의 근거였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데서 행복을 찾는 것은 비즈 스톤을 성공의 길로 이끈 또 다른 비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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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트위터를 개발한 회사 오비어스에서 연구하던 시절을 이렇게 회상한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아이디어가 술술 흘러나왔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흥분과 지금 하는 일이 의미 있고 근사하다는 확신이 하늘을 찔렀다. 마치 사랑에 빠진 것 같았다." 그는 2011년 승승장구하던 트위터를 떠나 다시 작은 벤처 회사로 돌아간다. 또 다른 '흥미로운 프로젝트'와 사랑에 빠지기 위해.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저자가 독자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따끔하다. 그는 진심으로 열정을 느끼느냐와 상관없이 직업전선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허다한 현실에 안타까워한다.

돈을 잘 벌어서, 부모가 희망해서, 또는 그것이 저절로 굴러들어와서 어떤 직업을 선택했을 때, 때로 잘 풀릴 수도 있지만 그 일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후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비즈 스톤은 이렇게 조언한다.

"코스가 정해져 있지만 사실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른다. 멀찌감치 떨어져서, 혹은 높은 데로 올라가서 여러 가지 삶의 상황들을 살펴보라. 그리고 당신이 정말로 가고 싶은 곳이 어디인지 생각하라." 지금의 위치와 결승점이 마음에 드는지, 혹시 본인이 서 있는 지도가 잘못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평소 2년 후 본인에게 일어났으면 하는 일을 머릿속으로 그려볼 것을 주문한다. 열심히 일하고 있을 때든 산책을 할 때든. 머리에 그린 것을 실현하는 것만이 목표는 아니다. 어떤 생각을 머릿속에 간직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게 비즈 스톤의 주장이다.

책은 이 밖에도 트위터의 탄생과 성공 스토리를 따라가며 트위터의 입력 가능 텍스트가 '140자'가 된 배경은 물론 창의성을 끄집어내는 방법,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저자의 철학 등을 전달한다. 비즈 스톤이 '나는 이렇게 일했다'라고 말하는 동안 독자는 자연스레 '나는 어떻게 일하고 있는가'를 떠올리게 된다. 직업이 어느덧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고 쳇바퀴 도는 직장생활에 지쳐있다면 열정 천재의 이야기와 그가 던지는 질문은 선방의 죽비 같은 깨달음을 주기에 충분할 듯하다. 1만5,000원.

/송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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