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가 5,075억엔(약 5조1,7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엔저의 부메랑을 맞아 이 기간 무역수지가 6조엔을 웃도는 대규모 적자에 빠진 탓이다.
일본 재무성은 지난 6월 경상수지가 3,991억엔 적자로 집계되면서 상반기 전체로도 5,075억엔의 경상적자를 기록했다고 8일 발표했다. 일본이 상반기 기준으로 경상적자를 기록한 것은 비교 가능한 통계가 발표된 1985년 이후 처음이다. 옛 통계까지 포함하면 2차 오일쇼크로 원유가격이 급등했던 1981년 이후 처음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반기별 경상수지는 지난해 상반기 3조3,131억엔 흑자에서 하반기에는 788억엔 적자로 돌아섰다. 반기 기준으로 올 상반기까지 두 차례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일본의 경상적자가 고착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올 상반기 경상적자폭이 확대된 것은 엔저로 수입액이 두자릿수 증가세를 보인 반면 수출 회복세는 주춤하기 때문이다. 상반기 무역수지는 6조1,123억엔 적자를 기록하며 경상수지 적자폭을 키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여행 및 운송 등 서비스수지도 1조5,780억엔 적자에 머물렀다.
특히 6월에는 4월 소비세 증세 이후 위축됐던 개인소비 회복을 기대한 기업들이 수입을 늘리면서 적자를 키웠을 가능성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규모 국가부채를 안고 있는 일본이 경상적자에 빠질 경우 국채를 국내 자금으로 소화하지 못해 외국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서 잠재적인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