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수입차 경쟁' 결정은 소비자의 몫

수입차시장에 최근 한마리 ‘메기’가 나타났다. 주인공은 SK네트웍스. SK네트웍스는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를 직수입해 해당 브랜드의 공식 수입사가 판매하는 가격보다 10~15% 저렴하게 판매할 계획이다. SK네트웍스의 이 같은 움직임에 공식 수입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가격경쟁력을 갖춘 SK네트웍스가 등장하면 입지 약화가 불가피하기 때문. 송승철 수입차협회장은 “그레이(병행수입)가 활성화되면 애프터서비스 및 고객관리 품질이 떨어져 브랜드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며 “결국 병행수입으로 인한 피해는 소비자에게 돌아간다”고 공세를 취하고 나섰다. 반면 SK네트웍스는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한 자동차 정비망 ‘스피드메이트’를 애프터서비스 기지로 활용하고 계열사들을 동원한 고객 마케팅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기존 공식 수입업체들보다 더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한 관계자는 “SK네트웍스의 병행수입 확대는 공급자 위주의 독점적 체제를 소비자 중심의 경쟁 체제로 바꾸는 것”이라며 날선 반격을 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입차 병행수입의 성공 여부는 결국 시장이 판단할 몫이다. 소비자들은 SK네트웍스의 서비스 수준이 자신들이 지불한 돈에 비해 떨어진다면 기존 공식 수입사를 통해 살 것이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SK네트웍스에서 저렴한 가격에 수입차를 구입하게 될 것이다. 결국 품질과 서비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회사가 수입차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은 자명하다. 사실 그동안 수입차에 대한 가격거품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존 공식 수입업체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경쟁자의 출현은 소비자 입장에서 매우 반가운 일이다. 단 한곳의 공식 수입원을 통해서만 수입차를 살 수밖에 없었던 소비자들로서는 SK네트웍스로 인해 선택의 폭이 보다 넓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SK네트웍스의 ‘실험’이 성공한다면 제2, 제3의 병행수입자들도 등장할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보다 다양한 혜택을 누리며 수입차를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따라서 기존 공식 수입차업계가 새로운 경쟁자의 출현 자체를 막는 것은 현재 자신들의 가격 및 품질경쟁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에 불과하다. 공식 수입사들은 일단 새로운 경쟁자를 시장에 진입시켜놓고 경쟁을 통해 자신들이 진정한 ‘메기’였음을 증명하면 될 일이다. 만약 그 반대의 결과가 나타난다면 생태계에서 퇴출될 것이다. 그것이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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