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토의 균형발전과 관광

세계 관광업계는 싱가포르를 `작은 거인`이라고 부른다. 인구 300만여명의 도시국가가 지난 한해 동안 60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했다. 제주도보다 훨씬 작은 면적에 볼거리라고는 인공시설물만이 가득한 싱가포르의 성공요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해상ㆍ항공 등 세계교통의 요지로서 접근성이 뛰어나고, 치밀하게 계획된 다양하고 편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싱가포르 관광청ㆍ관광업계 그리고 국민들의 공동 마케팅 노력이 이뤄낸 값진 결과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은 475만명이었고 이들이 쓰고 간 돈은 49억달러였다. 이들 중 사업을 목적으로 한 방문이 약 40%였고, 관광을 목적으로 입국한 사람이 40%였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로 나간 우리 국민은 708만명에다 지출한 돈은 무려 80억달러였다. 관광 목적은 50%, 그리고 사업 목적이 24%. 결국 우리는 주로 돈을 쓰려고 외국에 나갔고, 외국인들은 돈을 벌려고 들어온 경우가 많은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불합리한 적자상태를 언제까지나 방치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관광산업 육성의 여러 가지 효과 중 가장 주목할 만한 대목은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고용창출이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의 부족한 관광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투자를 유치하고, 특색 있는 관광상품을 개발하며, 지역주민이 주체로서 적극 나선다면 우리도 관광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때마침 정부는 전국 균형발전을 위한 장기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수도권에 편중된 경제력과 자본을 고르게 분산시켜 본격적인 지방화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계획에는 관광객이 편안하고 안전한 휴양을 즐길 수 있는 관광단지 조성ㆍ개발이 반드시 함께 추진돼야 한다. 우리나라를 찾는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은 여전히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부족하다고 충고하고 있으며, 수용능력도 한계에 달해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우수한 문화관광자원을 잘 정비해 복원 작업과 함께 편리하고 다양한 하드웨어를 보강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참고로 지난 83년에 개장한 도쿄디즈니 리조트에는 지난 한해 동안 2,000만명이 입장해 약 1조엔의 수입을 올렸다. 세계화 시대에 해외로 나가는 내국인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이들의 관심을 국내 관광지로 돌릴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지혜를 짜내야 할 시점이다. 이러한 일은 결국 내 고향, 내 고장을 살찌우고 우리나라를 보다 잘사는 나라로 만들어가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유건<한국관광공사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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