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들의 전망이 긍적적인 평가로 선회하면서 외자 유입이 크게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외환위기로 나라가 부도사태에까지 몰렸던 것이 거의 1년전 일인데 이제 상황이 반전돼 외자가 유출에서 돌아섰다니 더 이상 반가울 수가 없다.
외국인 투자유치 전담기관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5일 현재 KOTRA지원센터에서 상담을 벌인 외국기업은 170개사로 집계됐다. 월별로는 지난 5월까지 20개사 이하였으나 6월에서 8월까지는 20개사 이상, 9월 이후로는 30개사 이상으로 늘어났다. 또 KOTRA를 통해 성사된 외국인 투자유치건수와 투자금액도 지난 15일현재 104건에 28억6,000만달러에 이르렀다. 이는 지난해 총 투자유치건수 6건 4,200만달러와 비교가 되질 않는다.
한국은행의 발표를 보면 한층 고무적이다. 이달들어 19일 현재 국내증시에는 총 5억달러의 외국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한달전인 9월 월간 유입액 2억5,000만달러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 4월~8월 다섯달동안 9억4,000만달러가 순유출됐음을 감안한다면 우리나라가 국제적인 신인도를 어느정도 회복한 것아닌가 싶어 흐뭇하다.
외국자금의 유입은 대내적인 요인보다는 대외적인 요인이 더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미국의 금리인하와 일본의 엔화강세 등 「신(新) 3 저(低)」로 갈 곳 없는 핫 머니(헤지펀드)나 뮤추얼 펀드, 연기금 등의 유입이 두드러진것만 봐도 그렇다. 그래도 외국자금의 유입은 한국에 대한 투자전망이 그만큼 밝다는 점에서 우리로서는 안심이 되는 상황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최근들어 외국투자기관들 사이에서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외평채값이 올라가고 있다(금리는 하락)고 한다.
정부주도의 구조조정 작업이 어느정도 결실을 맺고 있다는 징조다. 사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은 국가 가운데서 한국만큼 IMF프로그램을 잘 이행하고 있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세계가 한국의 구조조정노력을 평가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우리나라가 투자하기 좋은 나라,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믿음을 심어주기에는 아직 멀었다. 여기서 자만(自慢)해서는 안된다. 예측불허의 실물경제 위축이 미국 일본을 비롯, 선진국을 괴롭히고 있다. 외환사정도 낙관할만한 형편은 못된다. 연말까지 갚아야 할 외채도 만만치 않다. 결국 관건은 현재 진행중인 은행이나 재벌의 개혁을 얼마나 강도 높게 추진,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정부의 의지를 보여 주느냐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