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性)을 코미디로 버무려낸 '섹시 코믹' 영화는 인공 감미료처럼 관객의 입맛을 자극한다. 아이들이 불량식품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운 것 만큼 성인들도 때로는 '우습고 야한' 영화에 무릎을 꿇곤 한다. 어찌 보면 섹스와 코미디 그리고 영화는 서로 닮은 구석이 많은 듯도 싶다. 웬만해선 이들 '삼형제'를 싫어하기 어렵다는 게 그 공통 분모는 아닐까. 그런 이유인지 섹스와 코미디를 적절하게 비벼놓은 '섹스 코미디' 영화는 점잖지 못하다는 핀잔에도 불구하고 극장을 찾는 관객들로 붐빈다. 하지만 가벼운 터치로 섹스와 코미디를 다룬 영화들에서 특히 1편이 공전의 히트치면 정체를 알 수 없는 기대 이하의 후속작이 개봉돼 전편의 명성에 먹칠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고 했나? 5년 전 온갖 비난을 뒤집어쓰고서도 42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원조 섹시 코미디 색즉시공이 시즌 2로 돌아왔다. 특히 임창정ㆍ최성국ㆍ신이ㆍ유채영 등 전편에 출연했던 거의 모든 배우들이 다시 출연해 기대를 모은다. 대학 최고의 수영선수 경아(송지효)를 여자친구로 둔 법대생 은식(임창정)은 혈기 왕성한 청년. 은식은 여자친구와 잠자리를 꿈꾸지만, 경아는 어쩐 이유에선지 번번히 매몰차게 거절한다. 그렇지만 경아는 사람들 앞에 은식을 '결혼할 사람'이라고 당당하게 소개할 정도로 믿고 의지한다. 사랑하는 연인 앞에 라이벌이 등장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검사인 기주(이상윤)가 나타나 경아에게 관심을 보이며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지는데…. 과연 은식이 경아를 지킬 수 있을까. 이름 석자가 섹스 코미디의 대명사가 된 '색즉시공'은 전편의 줄거리와 플롯을 거의 그대로 차용하며 관객의 시선을 모은다. 유치한 말 장난 같은 대사들이 배우들의 즉흥연기 속에 속사포 마냥 쏟아져 나오지만 듣는 이에게 묘한 쾌감을 준다. '화장실' 유머가 도에 지나쳐 눈살을 찌푸릴 수 있겠지만 화면 속 '엄숙주의'는 잠시 잊어도 좋다. 어차피 이 영화는 "우리는 풍기문란하다. 그러니 애들은 가라"고 경고하지 않았던가. 학교 앞 '불량식품'을 자주 먹어서야 쓰겠냐 싶지만 이따금 '들큰한' 그 맛을 즐겨보는 게 어떨까 싶다. 18세 이상 관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