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 4월 29일] <1683> 올즈모빌 퇴장


2004년 4월29일 오전10시, 미시간주 랜싱의 GM자동차 공장. 진홍색 올즈모빌(Oldsmobile) 알레로 승용차 한 대가 생산라인을 빠져나왔다. 올즈모빌 브랜드를 단 마지막 차의 출고 순간이다. 이름 그대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브랜드인 올즈모빌은 왜 없어졌을까. 영업부진 탓이다. GM의 다섯개 주요 사업부 가운데 영업성과 최하위. 수십억달러를 투입해도 상황이 나빠지자 GM은 생산중단을 결정해 올즈모빌은 107년 만에 문을 닫았다. 누적 생산대수 3,522만9,218대. 벤츠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대량생산을 시작한 올즈모빌은 1908년 GM에 넘겨진 뒤에도 미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였다. 미국제 대형차의 상징이던 캐딜락과 링컨도 올즈모빌에서 갈라져 나갔다. 기술개발력도 뛰어나 최초의 자동변속기며 대량생산형 전륜구동 자동차도 처음 선보였다. 전통과 기술의 상징이던 올즈모빌의 쇠락 요인은 크게 네 가지. ▦시대의 대세인 소형 상용차 모델이 없었고 ▦새로운 고객을 잡으려다 충성도가 높은 옛 고객을 놓쳤으며 ▦비대하고 효율이 떨어지는 딜러망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제도와 사람이 올즈모빌을 망쳤다. 위기에 대응한다며 조직을 개편한 결과 기술인력은 줄어들고 간부의 비중이 높아져 인건비 부담이 늘어났다. 비용절감을 위해 설계와 생산에 재무담당 임원을 투입한 결과도 최악이었다. 제품의 특징을 상실한 채 생산된 염가형 자동차에 소비자들은 발을 돌렸다. 올즈모빌의 퇴장은 예고편이었다. 마지막 올즈모빌이 출고될 때 종업원들은 회생을 기약했지만 5년 뒤 GM 전체가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올즈모빌과 GM의 사례가 남의 얘기로 들리지 않는다. 벤치마킹 대상으로 여겼던 도요타마저 리콜 사태로 휘청거리는 판국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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