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소비자들 美 쇠고기 여전히 꺼린다

외식시장 수요 늘어 수입물량 급증했지만<br>거부감·비싼 값에 대형마트선 증가폭 미미


최근 미국 정부의 쇠고기 수입개방 확대 요구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이 무산된 가운데 일반 소비자들은 여전히 미국산 쇠고기 구입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국내에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는 6만8,521톤으로 지난해 3만7,702보다 약 3만819톤이나 증가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촛불 시위가 진행됐던 2008년(5만3,293톤) 이후 2009년 4만9,971톤으로 감소했지만 올해 10월까지 수입량은 이미 지난해 보다 1만8,550톤을 초과했다. 이는 2007년 한 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1만4,616톤)를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처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일반 가정 보다는 외식시장에서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는 대부분 식당이나 고깃집 등 외식시장으로 팔려 나간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10월까지 신세계 이마트 전점에서 팔린 미국산 쇠고기의 양은 2,496톤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2,351톤보다 6%가량 증가하는데 그쳤다. 홈플러스 역시 올해 판매한 미국산 쇠고기는 2,155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69톤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강지성 홈플러스 축산바이어는 "고객들에게 물어보면 아직도 절대 미국산은 먹지 않겠다는 대답을 많이 한다"며 "특히 젊은 고객층에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비싼 가격도 판매부진의 원인이다. 김광모 신세계 이마트 축산바이어는 "일반적으로 목초만 먹여 키우는 호주산보다 사료를 먹이는 미국산 값이 더 비싸다"며"2008년 수입 재개 당시만 해도 수입업체들이 경쟁적인 프로모션을 펼쳐 일시적으로 호주산 보다 싸게 팔렸을 뿐 일반가격은 원래 미국산이 10~15% 더 높다"고 말했다. 실제 소매가도 현재 이마트에서 팔리는 미국산 꽃갈비(100g)의 경우 2,980원으로 호주산의 2,780원보다 7.1% 비싸다. 여기에 현재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소는 30개월령 미만으로 지난 2008년 태어난 소를 도축한 것인데, 당시 극심한 경기침체로 미국 내 소 사육두수가 줄어든 점, 중국 내 소고기 수요가 늘어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수입가격이 올 여름에 연초보다 2배가량 뛴 상황이다. 이로 인해 소매가도 연초보다 30~40% 상승해 일부 프로모션 기간을 제외하고는 미국산 쇠고기의 소비가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이 촛불 시위 직후 보다는 늘어나긴 했지만 유통량은 많지 않다"면서 "쌓여 있는 미국산 쇠고기의 재고량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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