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세계경제의 龍,'華商'을 잡아라] 쉬성슝 전기전자工會 이사장

"브랜드에 일찍 눈뜬게 한국 IT산업의 강점"

“타이완의 올해 대(對)한 무역적자가 7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타이완과 한국 양국간 무역이 더욱 활발해지기 위해서는 이 같은 무역역조가 개선돼야 한다. ” 타이완 전기전자공회(工會) 쉬셩시옹(許勝雄ㆍ사진) 이사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차분하면서도 치밀하게 타이완 재계의 현안인 대한 무역수지 적자 문제를 먼저 꺼내들었다. 4,000여개 기업이 가입해 있는 전기전자공회는 회원사의 총생산액과 수출액이 타이완 전체의 절반에 달해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단체 중 하나다. 쉬 이사장은 기자를 의식하며 “결코 한국에 불만을 얘기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며 “양국 간 무역현황을 알리려다 보니 나온 말이니 경계하진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은 브랜드에 일찍부터 눈을 뜬 것이 IT산업의 강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공회의 한 관계자는 “타이완 전기ㆍ전자산업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 등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것을 이사장이 아쉬워한다”고 전했다. 쉬 이사장은 이어 “브랜드 경쟁력과 함께 한국인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경영기법도 선진화돼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4번이나 한국을 방문했다는 쉬 이사장은 “한국에 갈 때마다 초고속인터넷 보급 등 IT인프라에 놀라게 된다”고도 했다. 세계적 IT회사인 런바오(仁寶ㆍCOMPAL)컴퓨터와 진바오전자의 오너이기도 한 쉬 이사장은 “한국의 삼성, LG 등과도 사업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한국의 대기업은 생산시설 등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브랜드 육성전략도 훌륭하지만 변화에 대한 적응력은 타이완 기업에 비해 떨어지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51억5,000만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한 런바오컴퓨터는 시가총액이 35억달러에 달하는 화상기업 랭킹 37위의 업체다. 팩스, 전자계산기 등을 생산하는 진바오전자 역시 매출액이 10억달러를 넘는다. 중국과도 오래 전부터 사업관계를 맺고 있는 쉬 이사장은 중국을 자석에 비유하며 ‘중국자석론’을 폈다. 그는 “중국과 인접한 한국, 일본, 타이완은 중국의 잡아당기는 힘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며 “이를 무작정 거스를 수 없기 때문에 부가가치가 낮은 산업이 중국으로 옮겨가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쉬 이사장은 “중국의 자석효과 때문에 일정부분 ‘제조업공동화’는 불가피하다” 면서 “공동화는 한편으론 3국의 관련산업 경쟁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쉬 이사장은 “한국이나 타이완은 제조업공동화를 걱정하기 보다는 반도체, LCD, 바이오, 디지털 컨텐츠 부분에서 미래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바른 방향”이라고 권했다. 전기전자공회가 주최하는 ‘추계전자전’이 오는 10월11일부터 개최될 예정이어서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화상대회에는 참석이 어려울 것 같다고 밝힌 쉬 이사장은 “한국전자산업진흥회와 자매결연을 맺는 등 저와 협회는 한국과 꽤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며 “반면에 타이완의 많은 재계인사들이 한국을 잘 모르는 만큼 정부를 통해 적극적으로 화상대회에 이들을 초청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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