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토 도시하루 지음, 마이크로 비즈니스가 살 길이다최근 몇 년 벤처 비즈니스는 신경제를 떠받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받아들여졌다.
거대 조직을 기반으로 한 기존의 기업 조직으로는 정보통신 혁명이 가져온 기술의 변화를 담아낼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벤처는 구경제의 비즈니스를 대체할 대안으로 떠올랐다.
그리하여 신설기업들은 너나 없이 기업명을 ~~닷컴, ~~바이오, ~~벤처라고 달았고, 시중자금은 앞 다퉈 이들 기업으로 쏠렸다. 이 와중에 신흥 재벌들이 줄줄이 탄생했다.
사람들은 "맞아! 이제 패러다임이 변한거야"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런 소용돌이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무너지고 그 기업의 투자자들이 커다란 손실을 입었다. 그제서야 사람들은 "맞아! 벤처는 위험한거야"라며 땅을 쳤다. 벤처의 본래 뜻은 '모험'. 말처럼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 실제로 미국의 벤처기업중 나스닥에 상장되는 업체는 0.5%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도 정보통신 혁명은 시대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기존의 거대 기업조직으로는 더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한 인터넷 시대의 생산력을 감당하지 못한다. 벤처 열풍이 지나간 자리, 실패한 "고위험 고수익"의 대안으로 "저위험 저수익" 또는 "중위험 중수익"을 내세우는 '마이크로 비즈니스'가 떠오르고 있다.
일본의 인터넷 전문가 가토 도시하루가 쓴 '마이크로 비즈니스가 살 길이다'는 개인 창업이 21세기 기업조직의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인터넷의 충격 속에 휩싸여 있는 현 시점을 6,500만년 전 운석과의 충돌로 지구에서 소멸된 공룡에 빗대 "21세기 멸망해 가는 공룡은 조직이고, 새롭게 출현하는 포유류는 개인"이라고 단언한다.
다시 말하자면 인터넷이라는 운석과의 충돌에 의해 기존의 거대 기업조직은 멸종할 것이고, 그 대신 새 시대의 경제를 이끌어 갈 주체로 개인이 떠오를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마이크로 비즈니스의 두 유형으로 소호(SOHO)와 지역공동체 비즈니스를 꼽고 있다. 앞으로 소호는 인터넷을 활용한 틈새시장 공략으로, 지역공동체 비즈니스 역시 지역의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한 신규사업 개척으로 급격하게 증가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개인의 아이디어와 인터넷을 적극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벤처와 비슷하지만, 마이크로 비즈니스는 벤처 비즈니스와는 달리 '대박'을 꿈꾸는 사업은 아니다.
특히 지역공동체 비즈니스의 경우 지역 간호사ㆍ지역 신문 등 어디까지나 인터넷 기술 발전을 공동체의 효용 증대에 쏟는다는 데 중심이 있지, 결코 고수익을 노리는 사업이 아니다.
그 대신 인간에게 고통으로 여겨지는 '작업'의 개념이 마이크로 비즈니스에서는 개인에게 만족을 주는 '즐거움'으로 바뀐다.
21세기를 이끌 마이크로 비즈니스 사업가는 일 속에서 개인에게 있어서 충족감이나 자기실현을 실감할 수 있게 된다. 즉, 생활 속에서 이뤄지는 작업은 더 이상 고통이 아닌 즐거움이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마이크로 비즈니스를 3가지 특징으로 요약한다. 첫째는 비즈니스가 즐거움에서 탄생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주된 사업 아이템이 컴퓨터ㆍ정보통신ㆍ금융이 아니라 건강ㆍ교육ㆍ안전ㆍ환경은 문화이며, 마지막으로 지역사회가 비즈니스의 무대가 된다는 점이다.
또한 저자는 마이크로 비즈니스의 확산으로 ▦신규사업을 탄생시키는 모판효과 ▦고용을 흡수하는 안전망효과 ▦고령자나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에 의한 노동력 확대효과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창조에 의한 커뮤니티 재생효과 ▦새로운 생활ㆍ업무환경을 실현시키는 효과 등을 기대할수 있다고 강조한다.
문성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