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 주변여건 개선 기대감 '솔솔'

유럽위기 한풀꺾이고 위험자산 선호도 증가<br>외국인 순매수 전환…3일새 6,000억 사들여<br>"위기 완전해소 안돼 변동성 부담감은 지속"



최근 들어 국내 증시 주변 여건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럽발(發) 리스크가 한 풀 꺾이고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면서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으로 다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미국 뮤추얼펀드를 중심으로 채권에 쏠렸던 자금이 증시로 유턴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어서 앞으로 국내 증시로의 자금유입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외국인의 매수세에 따른 수급개선이 이뤄지면서 국내 증시도 1,700포인트선 돌파를 노리는 등 하반기 증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모양새다. ◇외국인 6월 들어 순매수로 전환=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98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사흘 연속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사흘 동안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6,288억원에 달했다. 외국인이 3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보인 것은 지난 4월 말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은 전날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의 하향조정 소식에도 불구하고 이전과 달리 유럽발 리스크에 크게 휘둘리지 않은 듯 매수세를 이어가며 수급을 호전시켰다. 이로써 5월 6조2,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는 1,600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서용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리스크 완화와 실적 기대감이라는 두 가지 모멘텀을 바탕으로 외국인 순매수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강현기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도 "리스크 완화에 따른 유로화 반등이 투자심리를 개선시켜 결국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순매수로 이어지면서 수급상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험자산 선호도 증가 가능성=최근 외국인의 매수세는 지난달 급격히 빠져나갔던 유럽계 자금의 증시이탈 현상이 일단락된 것으로도 풀이된다. 즉, 유럽의 재정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됐으나 이제 정점을 지난 만큼 다시 위험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문제의 진원이었던 포르투갈ㆍ이탈리아ㆍ스페인 등 이른바 'PIGS 국가'들의 국채발행이 지난주 성공적으로 이뤄진 점과 최근 미국∙중국∙일본의 경제전망과 지표가 나쁘지 않다는 점도 글로벌 증시의 투자심리를 호전시키고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위세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PIGS 국가들의 추후 국채만기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지난달과 같은 불안감에 따른 대규모 자금이탈 현상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하반기에는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면서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활발하게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08년부터 16개월 동안 채권형펀드의 순자산액이 30%나 증가했지만 앞으로는 채권의 매력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의 실물경기가 하반기에도 회복세를 유지할 경우 뮤추얼펀드의 리밸런싱 차원에서 주식형편드로 자금이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한국투자전략보고서를 통해 "투자자들이 자산을 부동산에서 주식 등 금융상품으로 대체할 여지가 높아 저평가된 한국 주식에 관심이 쏠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UBS증권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하반기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코스피지수가 연내 2,000포인트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3∙4분기까지는 변동성 불가피=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유럽 재정위기 리스크가 둔화된 것일뿐 아직 해소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변동성에 대한 부담감은 지속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BIS에 따르면 PIGS의 국채만기는 다음달이 정점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PIGS의 분기별 국채만기 현황을 보면 올 3∙4분기에 전체의 16.45%(1,800억유로)가 집중돼 가장 많다. 따라서 증시 역시 남유럽 국가의 국채만기 이슈 등에 따라 출렁거릴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하지만 증시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동성이 증시의 기조를 바꿀 정도가 아니라는 점에서 올 하반기로 갈수록 증시가 재평가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4분기까지는 1,800 중반을 고점으로 한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다가 4∙4분기부터 증시 '리레이팅(재평가)'이 시작될 것"이라며 "앞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지면서 2012년 상반기에는 지수가 2,400포인트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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