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 '바이 코리아' 추세 꺾이나

中 긴축 조치에 4거래일동안 1조 순매도<br>"단기 충격 따른 포트폴리오 조정" 반론도



외국인들이 최근 4거래일 동안 국내 증시에서 무려 1조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도함에 따라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꺾인 것이 아니냐'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국정부의 긴축 조치와 미국의 은행산업 규제 방침 때문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외국인들의 순매수 기조가 바뀔 수도 있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는 단기 충격에 따른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일 뿐 지나친 우려는 피해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외국인, 최근 4거래일 동안 1조원 이상 순매도=코스피지수는 27일 전일보다 11.86포인트(0.72%) 떨어진 1,625.48포인트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과 개인은 각각 2,392억원, 1,057억원의 순매수에 나선 반면 외국인은 4,200억원 상당의 주식을 팔아 치우며 코스피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이에 따라 최근 4거래일 동안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규모는 모두 1조696억원에 달했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의 긴축, 미국 정부의 은행 산업 규제 방침으로 이머징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며 "특히 중국의 긴축 우려로 아시아 증권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 달러화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른 아시아증시에서도 자금 이탈=외국인들이 지난주 말부터 불과 4거래일 동안 무려 1조원 이상의 순매도를 기록하자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꺾이면서 증시 수급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중국 정부의 긴축 우려는 국내 증시뿐만 아니라 대만 등 아시아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용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주일 사이에 중국의 긴축정책과 미국의 금융규제에 대한 우려로 대만 등 다른 아시아 증시에서도 글로벌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이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지급준비율 인상'이라는 긴축 조치를 꺼내든 데 이어 앞으로도 소비자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새로운 긴축 정책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며 "중국의 긴축 정책은 이머징 증시 전반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의 순매수 추세는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고 분석했다. 외국인의 순매수 추세가 바뀔 것으로 우려되자 추가적인 주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꺾이게 되면 기관도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받아줄 여력이 많지 않아 수급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라며 "60일선ㆍ120일선이 자리잡은 1,630포인트대 밑으로 코스피지수가 떨어지면 1,500포인트 중반까지 밀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단기매도에 불과해" 반론도 나와=한편 단기적으로는 외국인의 순매도 공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추세적인 변화로 보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박찬익 모건스탠리증권 서울지점 전무는 "이날 외국인이 순매도한 4,200억원 규모의 자금이 국내 시장을 빠져나갈 목적이었다면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외국인들이 중국 및 미국발(發) 악재로 단기적인 관점에서 보유 주식 일부를 팔고 관망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종현 센터장도 "중국이 긴축정책을 시작한다고 해도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어 펀더멘털이 훼손된 것은 아니다"라며 "환율도 기본적으로 1,000원 정도까지는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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