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7월 23일] 협력적 노사관계 기틀 다진 현대차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안에 잠정 합의함으로써 2년 연속 무분규 타결 기록을 세우게 됐다. 노조 설립 이후 23년 만에 처음이다. 그동안의 갈등과 강경투쟁의 악순환을 털고 대화와 양보로 단기간에 협상을 마무리함으로써 협력적 노사관계의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21일 기본급 4.87% 인상과 성과급 300%+200만원, 판매 및 품질향상 격려금 300만원 등에 잠정 합의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주간연속2교대제 별도 논의 및 품질향상을 위한 공동노력 등에도 합의함으로써 경쟁력 강화에 노사가 힘을 모으기로 한 점이다. 지난달 14일 상견례 이후 한달 남짓이라는 짧은 기간에 협상을 일단락 지은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과거 노사갈등의 상징이나 다름없었던 현대차의 노사협상이 이처럼 원만하게 타결된 것은 어려운 대내외 환경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한발씩 양보한 덕분이다. 특히 지난해 새로 들어선 노조 지도부의 합리적 자세가 돋보인다. 이경훈 노조위원장은 "다다익선이라고 많이 받으면 좋겠지만 협상에는 상대가 있고 현실이 존재한다"며 "악조건 속에서도 협상력을 발휘해 최대의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아울러 파업은 노조의 무기이자 생명이지만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고 밝혀 파업이 능사가 아님을 강조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으나 내수시장 점유율 하락, 수입차들의 시장잠식, 세계경제 더블딥 우려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큰 것이 사실이다. 노조가 강경투쟁 대신 원만한 타결 노력을 기울인 것도 이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노조가 덜 얻어낸 것은 아니다. 올해 임협안은 역대 최대의 성과라는 게 노조 안팎의 평가다. 강경투쟁보다 대화와 양보를 통한 해결이 노조에 훨씬 득이라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현대차의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이 주목받는 것은 그동안 현대차 노조활동이 너무나 비정상적이었고 그만큼 노사갈등의 골이 깊었기 때문이다. 거의 매년 파업을 벌였고 그로 인해 지금까지 생산차질 112만대, 매출손실이 11조원을 넘는다. 이런 막대한 손실만 없었더라도 현대차의 위상은 지금보다 훨씬 높아졌을 것이다. 이번 2년 연속 무쟁의 협상타결을 계기로 상생의 노사관계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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