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머니포커스] 주식- 感투자 퇴조 과학투자 부상

「과학적 투자와 감각적 투자중 어느 편이 승산이 있을까」세계 2위의 자산관리 기업체인 영국 바클레이스 글로벌 인베스터스(BGI)사는 주식투자는 과학적이어야 한다고 믿는 전형적인 업체다. BGI는 투자자들의 자산을 과학적으로 운용해 최선의 포트폴리오를 구성, 최고의 이익을 남겨주는 기업으로 런던 금융가에서 명성이 높다. 이 회사는 자체 개발한 주가지수 연동 컴퓨터 매매 프로그램인 「알파제너레이터(ALPHA-GENERATOR)」를 기준으로 고객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알파제너레이터는 영국의 대표적인 지수 파이내셜타임스지수(FT-SE)와 미국의 다우존스 지수를 주 대상으로 분석하는 컴퓨터 프로그램. 이 회사의 펀드 매니저들은 오전 8시 회사로 출근하자마자 컴퓨터 스크린을 켜고 알파제너레이터가 밤새도록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오전 10시께 수백건의 주문을 결정한다. 고객을 위해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분석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매일 4,500명에 달하는 애널리스트들은 일일기준으로 지수변화나 주식 트렌드를 찾아내기 위해 혈안이다. BGI의 투자기법은 국제금융계에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른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분석된 주가지수 연계 투자가 금융기관들에게 폭넓게 퍼지고 있다. 미국의 스테이트 스트리트 금융그룹과 TIAA-크레프가 대표적인 주가지수 연계 투자회사. 이 회사들은 기존의 금융기관들이 블루칩 기업 수십여개만을 대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과 달리 수천개 기업만을 대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른바 양(量·QUANTITY) 중심의 투자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연구팀장인 아비나쉬 퍼사우드는 『자사의 과학적 투자분석법으로 최근의 유가상승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같은 예측이 가능한 저변에는 엄청난 자료분석 결과가 있었다. 퍼사우드의 연구팀은 금융시장이 예측 가능한 행위 패턴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 분석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13개 채권·통화시장을 모델로 삼아 서로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60억개의 조합이 발생했다. 여기에다 역사적 자료까지 첨가해서 끝없는 해석과 분석을 해본 결과, 12가지 가설이 나왔다. 가설은 유사한 조건에서 80% 이상의 적중률을 보이는 것으로 결론 내려졌고 실제로 효과를 발휘했다. 투자자들도 이같은 투자 방식에 호응을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지난 5년간 미국과 영국 증시에서 전통적인 펀드 매니저 중심의 투자방식을 고수했던 기업들이 올린 수익률이 지수들의 증가율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일부 유명 펀드 매니저들의 「감(感)」에 의한 투자의 시대가 가고 「과학」에 의한 투자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매니저들의 『감 잡았어!』가 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실제로 세계 연기금들도 주가지수 연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 93년에 4%에 불과했으나 최근엔 10%까지로 늘어났다. 게다가 일반 뮤추얼 펀드들도 점점 이같은 추세에 동참하고 있는 움직임이다. 투자 컨설팅 그룹인 트레먼트-타스사의 니콜라 미덴 이사는 『지난 10년간 컴퓨터 분석 투자와 지수연계 투자에 나서기 시작한 기업수가 5배 이상 증가했다』며 특히 이들 대부분은 최근 2년간 투자방식을 바꿨다』고 밝혔다. 과학적 투자가 명실상부한 대세로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유명 펀드 매니저 중심의 투자로 세계 최대 자산관리 업체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피델리티는 『어차피 주식시장은 법칙으로 결론내릴 수 없는 인간의 행위에 의해 움직인다』며 과학적 투자방식 움직임에 일희일비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최인철 기자 MICH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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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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