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줄기세포 복원을 기대하며

모 인터넷 조사에서 황우석 교수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응답이 과반수를 넘었다. 황 교수에 대한 애정이 식지 않아서 일까. 하지만 이 이면에는 황 교수 개인에 대한 지지보다는 그가 제시했던 ‘희망’이 무너져 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대다수 국민들의 안타까운 심정이 깔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국민들의 감정 속에 남아 있는 희망의 불씨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IT처럼 줄기세포 분야에서도 한반도가 전세계를 리드하는 그런 꿈이 아니었을까 본다. 난치병 환자에게는 시기가 언제 올지 몰라도 참고 기다리면 병이 치유될 수 있다는 것이 그것일 것이다. 그렇다면 줄기세포 분야에서 한국은 미국과 일본에 밀려 만년 2~3등을 차지할 수밖에 없을까. 생명공학연구의 경우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이 장악하고 있지만 줄기세포 분야는 일종의 틈새시장으로 뚜렷한 주도국이 없다. 누가 먼저 이 분야에 깃발을 꼽느냐가 관건이다. 우리도 노력만 한다면 줄기세포 분야에서 최고 강국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하지만 현 상황을 보면 이런 꿈은 점점 멀어져가는 것만 같다. 황 교수를 둘러싼 대립 양상이 사회적 갈등으로까지 비화될 모양새다. 논쟁의 핵심도 과학기술의 진위 여부를 떠나 정치적 대립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현 상황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갈등의 골을 치유하는 길이다. 이를 위해서는 10일 오전에 있을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최종 조사결과 발표를 수긍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새로운 진전은 과거를 인정하는 데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서울대 조사위 발표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상황이 펼쳐진다면 줄기세포 허브는 꿈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 당사자인 황 교수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 서울대 조사위 발표에 대해 수용해주기를 기대한다. 무엇인가 억울한 것이 있다면 추후 연구를 통해 입증하는 방법을 택했으면 한다. 뛰어난 연구성과가 당대에 불신당하는 사례는 수도 없이 많았다. 그럼에도 수많은 과학자들은 비판을 뒤로 한 채 실험실에서 생을 보냈고 그에 따른 과실은 전국민이 고루 나눠 가졌다. 이 길이 국민이 그(황 교수)에게 보냈던 한없는 사랑에 대한 보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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