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현대·기아차 노조, 협력사 고통 외면말아야

현대ㆍ기아차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협력 업체들이 즉각적인 조업정상화를 간곡히 호소하고 나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대ㆍ기아차 노조는 생존의 위협을 느낄 만큼 심각한 경영위기에 처해있다는 협력 업체들의 절박한 호소를 귀담아 들어 일단 파업을 멈춰야 한다. 협력업체를 위해서도 그렇지만, 현대ㆍ기아차 노조원 스스로를 위해서도 조업을 하면서 협상을 통한 원만한 타결을 모색해야 한다. 협력 업체들이 지적한 것처럼 ‘협력업체 없는 모기업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파업으로 인한 손실은 이미 1조3,000억원을 넘어섰다. 5일 현재 현대ㆍ기아차의 생산차질액이 7,000억여원, 400개의 1차 협력업체와 6,000여개의 2ㆍ3차 협력업체 피해액이 각각 3,800억원, 2,280억여원에 이른다. 모기업은 그렇다쳐도 협력 업체들의 피해는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특히 대부분 회사규모가 작아 자금사정이 열악한 2ㆍ3차 협력 업체들은 파업이 오래가면 견뎌내기 힘들고 더 나아가 줄 도산의 가능성마저 있다. 협력 업체들이 경영난에 빠지면 거기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들 근로자들의 임금은 대부분의 경우 모기업 비정규직 근로자들보다도 낮은 편이다. 그런 근로자들이 국내에서 최고수준의 처우를 누리고 있는 대기업 노동자들이 더 많이 받기 위해 벌이는 파업의 타격을 받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대ㆍ기아차의 파업에 대해 여론의 눈길이 곱지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ㆍ기아차 노조는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와 근로조건 요구를 재고해야 한다. 현대차의 경우 노조 요구대로 할 경우 인건비 추가부담이 조단위에 이른다는데 그렇게 하고도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은 노조가 더 잘 알 것이다. 현대ㆍ기아차가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업체로 성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노사분규가 없는 도요타의 눈부신 성장세와 과다한 인건비ㆍ복지비 부담으로 고전하고 있는 제너럴 모터스의 쇠락을 현대ㆍ기아차 노조원들은 깊이 생각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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