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신당동 떡볶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면서 우리의 먹거리 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식생활을 단지 끼니를 해결하는 것에서 음식문화로 생각하게 된 요즈음 우리 고유의 먹거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하게 느껴진다.나는 가끔 집에서 가까운 신당동 떡볶이 골목에 들러 고추장의 매콤함에 흰 떡의 쫄깃쫄깃함을 곁들인 떡볶이를 먹곤 한다. 부담없는 가격으로 초·중·고생은 물론 연인과 가족 단위로도 많이 찾고 있는 그곳은 30여개의 가게가 떡볶이촌을 형성하여 건전한 외식거리로 사랑받고 있다. 이 곳의 원조는 떡볶이 장사로 47년째 외길 인생을 살아오신 마복림 할머니 집인데 할머니가 젊었을적 남편과 함께 중국집에 갔을 때 그곳에서 나온 양념떡에 착안해 떡볶이를 개발했다고 한다. 기호에 따라 라면·쫄면·만두·계란 등을 같이 넣어 전골형태로 만들어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어 남녀노소 불문하고 즐겨찾고 있으며 외국인들도 가끔 볼 수가 있다. 떡볶이 가게가 줄지어 있는 신당동 떡볶이촌은 이제 젊은이들이 함께 모여 즐길 수 있는 문화거리로 변화하고 있다. 김치가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첨병역할을 하고 있듯이 떡볶이라는 음식을 국제화하는 길은 없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문화란 독특하고 다양함 속에서 더욱더 발전할 수 있듯이 맵지 않은 소스나 스파게티 소스를 이용한 떡볶이 등 한국음식을 기초로 한 새로운 퓨전푸드(FUSION FOOD)를 개발하여 매운 것을 싫어하는 외국인들도 즐겨 먹을 수 있도록 한다면 세계속의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건강에 좋지 않은 화학조미료나 인스턴트 식품을 많이 넣어 맛을 내기보다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활용하여 성인병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자연음식으로의 특별한 떡볶이가 만들어진다면 건강도 지키고 자랑스런 우리 전통음식으로 대중의 사랑과 인정을 받는 음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햄버거니 피자니 하는 서양음식이 우리 전통음식의 자리를 무서운 기세로 파고드는 때에 우리 것을 먹고 청결한 조리법으로 좋은 맛을 낼 수 있도록 제대로 만들어 파는 것, 그것이 바로 전통을 살리고 동시에 세계화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겨울은 떡볶이가 더 맛있는 계절이다. 이번 주말에는 나도 젊은이들과 어울려 즉석 일품요리 신당동 떡볶이의 맛과 분위기를 즐기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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