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낼수록 민첩해지는 엄청난 한국차
[시승기] 현대 '제네시스 다이내믹 에디션'핸들링·제동력 보강으로 편안한 주행평범한 휠은 옥의 티
맹준호기자 next@sed.co.kr
현대자동차 '제네시스'는 현대차가 본격적인 고품격 프리미엄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지난 2008년 내놓은 후륜구동 세단이다. 3.3리터 가솔린 직분사 엔진과 후륜구동용 8단 자동변속기로 이뤄진 파워트레인은 국내외에서 극찬을 받았고 이듬해 초에는 한국 차 최초로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된다. 이후 제네시스는 꾸준한 판매고를 기록하며 '성능과 품격을 겸비한 젊은 감각의 대형 세단'이라는 고유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나온 '제네시스 다이내믹 에디션'은 더 젊은 고급차 고객을 노리고 태어난 라인업 확대 모델이다. 차명에서 알 수 있듯 다이내믹한 주행감, 핸들링, 제동력 등을 보강했다. 출렁거림 없는 단단한 서스펜션과 굳건한 코너링, 예리한 핸들링을 필수조건으로 여기는 독일 후륜구동 세단에 맞서기 위해 개발한 것으로 짐작된다.
제네시스 다이내믹 에디션 3.3 프리미엄의 운전석에 앉아 가속페달을 천천히 밟아봤다. 쇼크 업소버와 스태빌라이저를 교체ㆍ튜닝해 단단한 서스펜션을 확보했다는 현대차 측 설명대로 출발의 느낌부터 다르다. 관성 때문에 차량 뒤쪽이 출렁거리는 느낌 없이 깨끗하게 출발한다.
제네시스의 발진력과 가속 성능은 이미 검증된 것이므로 길게 얘기할 필요가 없겠다. 엔진은 낮은 엔진 회전수 영역에서 두터운 힘을 발휘하고 이에 맞춰 8단 자동 변속기는 아무런 변속 충격 없이 기어를 올려 나간다. 8단 시속 80㎞에서 회전 수 1,300rpm 정도가 나오고 살살 속도를 올려나가면 2,000rpm에서 시속 140㎞까지 뺄 수 있다. 가속 페달을 다소 힘있게 밟으면 2,000~3,000rpm에서 무서운 가속력이 나온다.
이 차를 운전하면 노면 상태가 타이어와 서스펜션을 통해 몸에 직관적으로 전해진다. 단단한 서스펜션 때문이다. 그런데도 노면으로부터 오는 충격이 주는 피로감은 없다. 운전석 시트가 너무나 안락하다보니 그렇다. 이 부분은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장점과 단점 양쪽으로 작용할 수 있겠다.
빠른 속도로 코너를 빠져나갈 때는 독일 후륜구동 차 못지 않은 세련된 느낌이 난다. 정차 상태와 낮은 속도에서는 스티어링 휠이 상당히 빡빡한데 속도를 조금 내면 핸들링이 상당히 예민해지면서 차의 움직임이 민첩해진다. 국산 대형 세단 중에 아직까지 이런 핸들링 느낌을 내는 차종은 없었다.
또 하나 칭찬할 점은 브레이크다. 이 차는 대형 브레이크 디스크와 모노블럭 4피스톤 캘리퍼를 적용, 제동성능을 보강했다. 서는 느낌이 특히 좋다. 차량 앞부분이 땅에 닿을 듯 서는 게 아니라 부드럽고 품격있게, 그러면서 재빠르게 선다.
아무리 역동적인 면을 강조한 모델이라고 해도 대형 세단은 스포츠카가 아니다. 뒷자리의 편안함도 중요한데 시승 때 뒷자리에 탔던 아내와 아이는 "상당히 편했다"고 했다.
19인치 휠의 평범하고 지루한 디자인은 옥의 티다. 가격은 3.3 프리미엄 5,126만원, 3.8 익스클루시브 5,273만원, 제네시스 프라다 3.8 모델 7,06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