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제조업 BSI·자금사정 먹구름… "금융위기 이후 최악 될수도"

내년 1분기 BSI 89로 하락<br>3년만에 가장 낮고 내달 지수도 79 기록<br>전달보다 4P나 떨어져<br>대기업 업황은 '제자리'<br>中企가 더 압박 받을듯

경기둔화 여파로 인천 남동공단의 한 건자재공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년 1·4분기 제조기업 경기실사지수(BSI)는 89를 기록, 지난 2009년 1·4분기(61) 이후 가장 낮았다.



오는 2012년 임진년 새해 경기 전망에 잇따라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 확산 가능성과 중국 경제의 침체 우려로 수출 환경이 악화되고 기업의 자금사정도 악화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부각돼 새해 우리 경제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나쁜 상황에 놓일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지식경제부와 산업연구원은 28일 국내 601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2년 1ㆍ4분기 제조기업 경기실사지수(BSI)’가 8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1ㆍ4분기(6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지수는 100이면 전 분기 대비 불변, 100보다 크면 호전, 작으면 악화를 의미한다. 제조업 시황 분기별 BSI는 2ㆍ4분기 101로 연초에 비해 다소 호전됐다 이어 3ㆍ4분기 91, 4ㆍ4분기 90을 기록해 갈수록 경기가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내년 한 해 전체적으로는 시황 지수가 94를 기록해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상대적으로 나아지는 ‘상저하고(上低下高)’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종별로도 반도체(128), 섬유(110)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에서 향후 전망치가 100을 밑돌았다. 89를 기록한 시황 지수에 이어 매출은 94, 내수는 91, 수출과 경상이익은 각각 96, 91로 예외 없이 저조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경부는 내년 우리나라의 수출과 수입 증가율이 각각 7%, 9%로 올해(수출 19%, 수입 23%)에 비해 큰 폭으로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도 이날 제조업과 비제조업 2,508개사를 대상으로 ‘2011년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를 내놓았는데 내년 1월 제조업황전망 BSI가 전월보다 4포인트 떨어진 79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7월(78) 이후 최저치다. 올해 12월 BSI 역시 전월보다 3포인트 떨어진 80으로 4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한은 관계자는 “업황 BSI와 업황전망 BSI가 동시에 낮아지는 것은 향후 기업 경영을 위축시키는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은 조사에서 보면 중소기업 경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두드러졌다. 대기업 업황BSI는 89로 전월과 같았지만 중소기업은 76을 기록해 4포인트나 하락했다. 경기둔화에 대한 파고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더 크게 미칠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다음달 자금사정 BSI도 85로 전월보다 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와 금융 당국뿐 아니라 재계에서 자체 조사한 결과를 보더라도 새해 경기 전망은 어둡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내년 1월 BSI 전망지수는 이달의 94.8보다 6.5포인트 떨어진 88.3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4월 86.7을 기록한 후 2년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자 3개월 연속 기준치인 100을 밑도는 수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