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승마 "베이징올림픽을 기대하세요"

"이제 자신이 생겼습니다. 베이징올림픽에서는 반드시 메달을 따내겠습니다" 25일(한국시간) 승마 장애물비월 단체전과 개인전 3라운드를 마친 한국 승마팀최명진(삼성전자) 감독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맏형인 우정호(33)를 비롯해 황순원, 손봉각, 주정현(이상 삼성전자) 등 30살동갑내기 3명 등 4명의 선수들도 그동안의 설움과 고생이 다소나마 가신 듯한 표정이었다. 올림픽 때만 반짝 관심을 받다가 국민들 뇌리 속에서 빠르게 지워져 버리는 이른바 비인기 종목이 한둘이 아니지만 승마는 그나마 올림픽 때마저도 철저하게 관심밖에 남아 있는 소외종목의 간판 격. 때문에 선수들은 이번 올림픽에서 '뭔가를 보여줘 우리도 있다는 걸 알리자'고지난 4년간 피나는 훈련을 거듭해왔고 이날 단체전에서 9위라는 '작지만 큰 성과'를거둘 수 있었던 것. 하지만 최 감독은 "남들이 들으면 웃을 지 몰라도 9등이면 한국 축구가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1승을 올린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다음 베이징올림픽 때 메달을따면 월드컵 4강과 맞먹는 성과"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 감독은 "어차피 우리 목표는 베이징올림픽 메달로 맞춰져 있었고 이번 대회성적으로 유럽 선수에게 주눅들었던 선수들의 자신감이 더해졌다"며 "선수들 성장속도가 정말 빠르기 때문에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같은 최 감독의 자신감은 사상 처음으로 자력으로 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 16개국만 출전하는 본선에 당당히 올랐고 브라질, 뉴질랜드, 일본, 멕시코 등 승마 전통이 오랜 국가들을 모두 제쳤기 때문. 올림픽보다 출전국수가 훨씬 많은 지난 2002년 세계선수권대회에 처음 출전했을때는 출전국 가운데 꼴찌였던 한국이 2년만에 이만큼 성장한 것에 승마 강국들도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승마는 선수 1명이 세계무대에서 통할 정도로 크려면 적어도 10년 이상 국제대회에 꾸준히 출전해야 하는데 2001년에야 겨우 국제대회에 나선 한국선수들은 불과 3년만에 수준급으로 성장했다. 비결은 지난 4년간 선수들을 딱 두차례 보름씩 휴가를 준 것 빼고는 독일에 머물며 집중적이고 조직적인 강훈련을 치른 것. 최 감독은 "훈련하고 대회 출전하고 또 훈련하고 대회 출전하는 생활을 이국땅에서 4년 동안 계속하는 것이 생각 이상으로 힘들었지만 이겨낸 선수들이 고맙다"면서 "베이징올림픽을 대비해서 다시 4년간 이런 강훈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 감독은 '승마는 돈 많은 사람들이 하는 사치 스포츠'라는 말이 가장 서운하다면서 "승마는 골프보다 돈이 적게 든다. 우리 선수들 사는 형편도 그저 보통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꼭 써달라"고 당부했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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