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G7] 세계경제위기 "네탓" 공방

서방 선진 7개국(G7)이 세계 경제위기에 대한 책임 소재와 해법을 둘러싸고 치열한공방전을 벌였다.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은 27일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잠정위원회 회의 등을 통해 상대방을 거세게 비난하면서 서로 물고 물리는 설전을 벌여 참가국들의 눈총을 샀다. 공격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은 역시 미국이지만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방어와 공세가 복잡하게 엇갈리는 양상을 나타냈다. 현재 쟁점으로 부각된 것은 미국의 무역적자 급증을 비롯해 일본 및 유럽의 경기부양책 미국의 경기현황 진단 등 크게 3가지다. ◇미국의 무역적자 급증: 미국은 신흥시장 금융위기 이후 자신만이 홀로 세계경제를 이끌어오면서 아시아 제품을 대거 흡수하는 바람에 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로버트 루빈 미 재무장관은 지난해 미국의 무역적자가 사상 최고치인 1,680억 달러로 늘어났지만 『오히려 일본의 경상흑자는 증가했고 유럽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에 대해 프랑스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재무장관은 유럽의 무역적자폭이 미국보다 훨씬 커졌다면서 이는 EU가 세계 경상수지 조정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반박했다. 일본측은 지은 죄를 의식해 무역적자 문제에 대해선 말을 극도로 아끼는 편이다. ◇일본 및 유럽의 경기부양책: 미국은 자신들만 무역적자 부담을 떠안을 수 없다면서 일본과 유럽이 내수 위주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본과 유럽이 국내 경기를 부양해서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제품을 더 많이 흡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EU도 일본을 겨냥하는데 미국을 거들고 있다. 스트로스 칸 장관은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고있는 것은 바로 일본』이라고 직격탄을 퍼부어댔다. 미국에 대해선 유럽의 실업 등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도식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일본의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대장성장관은 화살을 돌려 세계 경제위기 해소를 위한 유럽의 노력이 충분치 않다고 정면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유로화가 아직 확실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면서 『유럽이 경제 사이클에 걸맞는 정책을 시행하고 노동시장의 경직성 등 구조적인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고 아픈 약점을 들추어냈다. ◇미국의 경기현황 진단: 사상 유례없는 경기 호황을 지속하고 있는 미국의 경제상황이 도마위에 올랐다. 미야자와 대장성장관은 미국의 경기가 과열상태로 치달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신중하고 적절한 정책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미셸 캉드쉬 IMF총재는 미국 경제가 국내 수요를 둔화시키는 등 자발적인 속도 조절에 나서야 한다면서 금리인상을 통해 과열과 경착륙의 위험을 줄여야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독일의 한스 아이헬 재무장관은 올해말쯤 미국경제 성장이 급격히 둔화될 경우 미국 증시와 달러화에 큰 충격파를 던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상범 기자 SS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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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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