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서울디지털 벤처밸리 '옥의 티'

입주업체 7,000여개 사와 첨단 아파트형 공장 68개 동이 빌딩숲을 이루며 첨단 IT 벤처밸리로 거듭나고 있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 매일 아침마다 5곳의 지하철 역에서 젊은 벤처인들이 쏟아져 나오는 장관을 연출한다. 한국전쟁이 끝난 뒤 산업시설과 자본이 전무하던 시절, 재일동포 자본을 유치해 우리나라 최초의 공업단지로 태어난 서울디지털산업단지의 전신인 옛 구로공단은 한때 국내 수출의 10%를 넘을 정도로 전성기를 구가하며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산업구조가 급속히 변화하며 지난 90년대 이후 노동집약적인 경공업 중심의 옛 구로공단은 경쟁력을 잃어가며 공동화가 발생했다. 입주업체마다 값싼 노동력을 찾아 지방과 중국 등 해외로 이전하며 폐업이 늘어갔다. 이에 정부가 97년부터 옛 구로공단의 첨단화계획을 본격 추진, 지식산업과 고도기술 등 유치업종을 다변화하고 법과 제도 등을 정비했다. 2000년에는 산업단지공단의 본사인 키콕스벤처센터 준공을 필두로 옛 구로공단의 낡은 이미지를 벗어 던지며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이처럼 서울디지털산업단지는 쇠락했던 공단지역이 다시금 만개하는 ‘살아 숨쉬는’ 산업단지로 탄생하는 신기원을 이룩하며 우리경제의 재도약을 이끄는 ‘산업의 성지’로서 성장하고 있다. 올 연말이면 7,500여 입주업체에 10만명의 고용을 창출해 명실상부한 ‘첨단 IT밸리’로 거듭나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우리경제의 새로운 희망으로 거듭나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의 미래를 위협하는 위법의 상혼이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산업시설용지에 공장을 짓겠다던 ‘가짜 공장’들이 법의 한도를 넘어서 백화점식 의류매장을 운영하며 또 다른 위법을 양산하고 있다. 수도권 유일의 국가산업단지이자 우리나라 산업단지가 나아갈 청사진을 제시한 서울디지털산업단지 한복판에 영세상인들을 볼모로 삼아 아웃렛 매장이 버젓이 주인행세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우후죽순 독버섯처럼 퍼지는 아웃렛이 산업단지의 정체성을 훼손시키지 않을까 우려되는 까닭이다. 따라서 IT 벤처기업 문화가 활짝 피고 있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가 이 같은 논란으로 자칫 제조업 공동화로 이어져 산업단지 존립이 결코 흔들려서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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