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달성위해 주민들에 「고난의 정신」 외치기도북한이 1일 최고권력자의 신년사를 대신해 발표한 당·군·청년보 공동사설은 올해의 최대목표가 김정일의 권력승계와 식량난 해결임을 보여주고 있다.
공동사설은 우선 올해 사회주의 경제건설의 중심과제로 「먹는 문제를 결정적으로 풀고 국토건설을 다그쳐 부강 조국의 토대를 튼튼히 쌓는 것」을 내세웠다.
김정일이 올 하반기중 당총비서와 국가주석직을 명예롭게 승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민생고」 해결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지난해말 미국과의 뉴욕 실무접촉에서 포괄적 금융거래 및 대북투자 허용과 함께 미 카길사에 물물교환 방식의 대북 식량수출 허용, 식량원조 약속 등을 강력하게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년사는 또 「올해도 당의 혁명적 경제전략의 요구대로 농업, 경공업, 무역제일주의 방침을 철저히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독려, 사회주의 경제건설의 완충기(94∼96년)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경제정책이나 개발계획 등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는 경제정책의 실패에도 원인이 있겠지만 김일성시대의 정책노선을 혁명적으로 수정하는 것은 김정일의 권력기반이나 정통성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라는게 전문가들의 풀이이다.
신년사는 한편 95, 96년과는 달리 김정일에 대한 충성심을 강조, 올해부터 본격적인 김정일시대를 열어갈 것임을 예고했다. 북한은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로동신문을 통해 김정일의 웃는 얼굴을 게재, 김일성 애도분위기로부터 김정일 승계분위기로 국면전환을 모색해 왔다.
북한은 그러나 이같은 목표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올해도 「고난의 정신」을 내세워 주민들을 결속해 나갈 방침임을 내비쳤다.
통일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민족이 주체가 되어 해결해야 할 민족적인 문제인 동시에 유관국들도 책임을 느끼고 적극 협력해야 할 국제적인 문제」라고 언급, 한반도 주변4강과의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우리 정부에 대해서는 「털끝만한 통일의지도, 최악의 상태에 있는 북남관계를 해결할 그 어떤 의사도 없으며 이들에게 기대할 것이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해 남한당국 배제입장을 여전히 견지할 것임을 재확인했다.<임웅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