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벽산건설 매각 무산 위기

LOI 제출한 곳 없고 수의계약 전환 후에도 인수자 안나타나


유럽 재정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벽산건설 매각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와 은행권 등에 따르면 벽산건설 채권단은 이달 중순까지 예비투자자를 대상으로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했지만 LOI를 제출한 곳이 전혀 없어 공개매각을 접고 수의계약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수의계약으로 전환한 후에도 인수자가 여전히 나타나지 않는 등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벽산건설 채권단에서는 이달 말까지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매각을 잠정 중단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이번 딜에 관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입찰자가 없으면 인수합병(M&A)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얼마 전까지 인수를 검토했던 몇몇 기업들이 최근에는 '인수를 하지 않는 게 낫겠다'는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유럽 위기가 다시 불거진 데다 건설경기가 워낙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건설업종 자체가 워낙 장래가 불투명하다 보니 인수자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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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업계 한 관계자도 "건설사 매물은 쌓이고 있지만 건설업황 자체가 불투명하다 보니 아예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벽산건설은 시공능력 26위로 블루밍 브랜드의 아파트로 유명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분양이 늘어나면서 2010년부터 채권단 중심으로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자본잠식 50% 이상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처하자 채권단은 신규자금 지원과 자본감자에 나섰지만 경영상황이 호전되지 않자 매각을 결정했다.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쌍용건설도 인수자를 찾지 못해 고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광토건은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절차에 돌입할 계획이지만 최근 시장에 팔려고 내놓은 건설사 매물이 많아 고전이 예상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주택경기 등이 호전돼야 건설사 매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며 "그러나 당장은 건설사를 인수하려는 주체가 나서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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