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터뷰] 삼신생명배 어린이 국수전 우승 홍성지군

5일 열린 제1회 삼신올스테이트생명배 어린이국수전 본선에서 장안 초등학교 6학년인 홍성지(12·사진)군이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홍군은 9일 우승기념으로 조훈현 9단과 2점 접바둑을 두어 8집차로 눌렀다.『대국 뒤에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특히 끝내기는 배울 점이 많았어요.』 물론 바둑황제 조훈현에 비할 수야 없지만 홍군은 어린이 바둑계에서는 강타자다. 87년 해태배 어린이바둑왕전의 우승컵을 차지했고, 98년에는 세진컴퓨터바둑대회, 일석배 어린이바둑대회, 오리온배쟁탈 전국어린이바둑대회 등을 휩쓸었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바둑 꿈나무들이 그러하듯 이창호9단을 가장 좋아한다. 『끝내기를 잘하세요. 침착함을 잃지 않는게 존경스럽고요.』 이창호와 마찬가지로 홍군도 실리를 중시한다. 고향도 같은 전주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바둑을 시작했는데 바둑학원 선생님이 부모님에게 재기가 있으니 프로기사로 키워보라고 권했단다. 3학년때 서울로 올라와 하숙을 하다가 4학년부터는 홍군의 어머니 이흥순씨만 올라와 함께 살고 있다. 외아들인 홍군 덕분에 부모님은 주말부부가 되었다. 『처음에는 바둑을 이기는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질것같은 바둑도 역전시키고.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그냥 공부해요.』 의 질문에만 겨우 모기만한 목소리로 대답하길래 평소 성격도 내성적이냐고 물었더니 「소문난 장난꾸러기」라면서 씨익 하고 웃는다. 앞으로의 꿈은 『프로기사가 되는 것』. 「그 뒤의 목표는 뭐냐」고 했더니 『세계대회 본선에 올라가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우승은 아직 생각도 못한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겸손한 탓일까. 홍군의 평소 바둑 공부시간은 하루 8시간 정도. 요즘은 방학이라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분당의 김원 도장에서 바둑연구에 매달린다고 한다. 대국을 치러본 조훈현은 홍군에 대해 『대단히 침착하더라』고 칭찬하면서도 『요새 그 정도 실력은 많다』고 덧붙였다. 이번 삼신배 우승으로 홍군은 중학교까지 월 50만~80만원의 장학금을 받게 된다. 어머니 이씨의 말에 따르면 홍군 아버지의 사업이 실패해 생활이 어려운데 그 장학금이 만만찮게 들어가는 바둑 교육비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목숨을 걸고 둔다」는 조치훈9단이 지난 86년 숙명의 라이벌인 고바야시 고이치 9단과 휠체어대국을 벌여 유명해진 말이다. 그러나 냉혹한 승부의 세계는 프로기사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프로기사로 입신하지 못하면 장래가 불투명한 홍군. 그도 자신의 나이에 맞는 삶의 무게를 지고 바둑 한수한수에 혼신의 힘을 기울일 것이다. 최형욱기자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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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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