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퇴직연금,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를 늘리자


퇴직연금제도가 노후보장의 한 축으로서 시행된 지 6년차에 접어들었다. 외형적으로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 수는 230만명, 가입사업장 수는 9만4,000개를 넘은 상황이고 운용관리적립금은 30조원에 육박한다. 퇴직연금시장이 양적으로는 크게 성장했지만 과연 그에 걸맞게 질적 성장을 이뤘는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시장성장전망을 오는 2020년 150조원으로 예측하더라도 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0%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75.5%)에 크게 못 미친다. 개인 입장에서 더 중요한데, 적립금의 운용내용을 살펴볼 때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과도하게 편중된 것은 문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퇴직연금 적립금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88.5%가 투자돼 있는 반면 투자형상품인 실적배당형에는 6.5%에 불과하다. 특히 전체시장의 72%를 차지하는 확정급여(DB)형 적립금에서는 무려 93.4%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투자돼 있다. 시중 은행 정기예금금리(3.46%)과 소비자물가상승률(4.1%)을 비교하면 현재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수준이다. 실제로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 수익률 공시를 살펴보면 원리금보장형 상품 비중이 높은 은행ㆍ보험ㆍ증권 전업권 DB형은 연평균 4.9%대고, 확정기여(DC)형은 6.3%대다. 그나마 실적배당형 투자상품에 대한 비중이 높은 증권업의 경우 DC형에서 10%대의 수익률을 기록한다. 이렇듯 과도하게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편중된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퇴직연금 부담금에 대해 재정 압박을 주고, 개인 입장에서는 자신의 은퇴 시점에 적절한 자산이 축적되지 못할 가능성을 크게 한다. 물론 안정적인 퇴직연금 운용수익률 관리라는 측면에서 볼 때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대한 투자를 전혀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적절한 수익성을 달성해 퇴직연금 부담금 납입에 대한 재정부담을 줄이고 노후 은퇴자산을 더욱 더 축적하기 위해서라도 적립금의 실적배당형 상품에 대한 투자 비중을 지금보다는 훨씬 더 높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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