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과열 양상의 중국 증시를 주목해야 할 이유

중국 증시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3,000선을 넘어선 지 불과 두 달 만에 4,000을 돌파했다. 과열 경고에도 불구하고 증시로 향하는 투자자들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고 있다. 올 들어 새로 증시에 참여한 사람만도 1,500만명에 이르며 총투자자 1억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집을 팔고 보험을 깨고 빚을 내서 주식을 사며 조용한 산사의 스님들까지 투자에 나설 정도라니 가히 ‘주식 광풍’이라 할 수 있겠다. 중국의 주가상승은 나름대로 근거가 있다. 무엇보다 두자릿수 성장률이 말해주듯 경기가 호황이고 기업들의 실적도 좋다. 여기다 외국인자금 유입 등 유동성이 넘친다. 내년 베이징올림픽 특수 등 앞으로의 경제전망도 긍정적이다. 그렇다 해도 지금의 중국 증시는 분명 거품이 끼었으며 과열양상이다. 상하이증시 상장사들의 평균 주가이익비율(PER)은 53.2배다. 미국과 일본ㆍ유럽 주요국 등(12~19배)보다 훨씬 높다. 성장잠재력을 감안한다 해도 중국 기업의 가치가 너무 고평가된 것이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상승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는 것이다. 넘치는 돈이 주가를 밀어올리는 금융장세 때문이다. 그러나 조정 없는 상승, 특히 단기 급등은 오래갈 수 없다는 게 모든 증시의 경험이다. 평소 주식을 모르던 사람들까지 달려드는 ‘묻지 마 투자’도 문제다. 지금 중국 증시의 모습은 과거 88올림픽, 벤처 붐 당시 소와 논을 팔고 퇴직금을 털어 넣던 우리 증시를 연상케 한다. 그때 거품붕괴의 후유증은 엄청났다. 중국 증시의 호조는 주변국 증시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어제 장중 1,600을 넘어선 데는 중국의 영향도 크다. 그러나 거품붕괴 가능성과 그것이 우리에게 미칠 파장도 경계해야 한다. 중국 정부가 과열을 잇따라 경고하면서 긴축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중국 증시의 급격한 하락은 중국 펀드 투자자들의 손해를 가져올 것이며 우리 증시를 크게 출렁이게 할 수도 있다. 우리 증시 역시 별다른 조정 없이 단기간에 크게 올랐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은 더욱 크다 하겠다.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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