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트리플 악재에 노출… 달러당 1200원선 돌파 가능성도

■패닉의 환율시장<br>유럽·美위기 갈수록 불안에 또 하나의 대형악재까지 터져<br>北 후계구도 불확실성 따라 "상승폭 더 커질수도" 우려


외환시장에 또 하나의 대형 악재가 생겼다. 유럽연합(EU)과 미국 등의 대외악재로 연말이 갈수록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던 원ㆍ달러 환율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소식까지 더해지면서 트리플 악재에 노출됐다. 김 위원장의 사망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더욱 키우고 후계구도 문제가 단기간에 끝날 사안이 아니라는 점에서 환율은 불안한 양상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외환전문가들은 진단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은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소식에 사실상 패닉 장세를 연출했다. 1원40전 오른 1,160원으로 출발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김 위원장의 사망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낮 12시1분께 1,200원 부근인 1,199.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주문 실수로 합의 취소되면서 장중 고점은 1,185.00원으로 변경됐다. 환율은 이후 다소나마 진정되면서 전날보다 16원20전 오른 1,174원80전에 마감했다. 환율이 1,170원대까지 내려 앉았지만 앞으로 추가 상승 가능성은 높다. 달러당 1,200원선 돌파에 대한 예측도 나온다.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런던 장이 개장할 때쯤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했을 당시에는 대치 국면이 지속되면서 이틀 동안 20원이 추가 상승했고 천안함 사건 때는 3거래일 동안 60원 상승했다"면서 추가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은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인 지난 1994년은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대외에 개방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현재와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후계구도가 불확실하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김 주석 사망 이후 김 위원장으로의 후계체계가 이어질 때와 달리 지금은 후계구도가 안정돼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환율 등 금융시장이 후계 구도 불안으로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면서 특히 "김 위원장의 사인이 발표와 다를 경우 불안의 강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변 연구원은 "상승폭은 가늠하기 어렵다"면서도 외환당국에서 시장개입이 있겠지만 1차 저항선은 1,200원선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반대의 시각도 있다. 김 위원장 사망에 따른 원ㆍ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이 커졌지만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는 얘기다. 김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994년 김 주석 사망 소식에도 환율은 7일 달러당 806원50전, 8일 805원30전, 11일 805원60전 등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사망 후 10일간 다소 상승세를 보였으나 달러당 805~807원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또 "북한발 이슈보다는 경제여건이나 대회 환경에 더 민감하게 움직였다"면서 "일시적으로 달러당 1,200원 선까지는 상승할 수 있으나 추세적 요인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은 이처럼 과거 남북 관계에 발생한 돌발 변수와는 차원이 다른 각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방향성도 어느 때보다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더욱이 과거와 달리 김 위원장의 사망이 유럽 재정위기가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확대 재생산되는 시점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상황에 따라서는 상승폭을 더 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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