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외환은행이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시달리도 있다.정부가 외환은행에 대한 한은출자 방침을 밝혀 한숨 돌리는가 싶었는데 막상 한은이 출자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는데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희망퇴직자에 대한 재고용 문제가 불거지면서 홍세표(洪世杓)행장이 은행감독원으로부터 「문책경고」를 받은 것.
은감원은 지난 24일 제재위원회를 열고 외환은행이 지난달 희망퇴직한 1~2급 직원 390여명을 3개월 계약직으로 재고용하는 등 전체 퇴직인원의 84%나 계약직으로 채용, 결과적으로 3개월치 퇴직금을 얹어준데 대한 책임을 물어 洪행장에 대한 문책경고를 내렸다.
문책경고를 받은 洪행장은 행장직은 유지할 수 있지만 앞으로 3년간 연임을 물론 다른 금융기관의 임원도 될 수 없다.
한국은행의 출자 결정도 차일피일 미뤄져 이달을 넘길 태세다.
당초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9일 본회의에서 외환은행에 대한 3,300여억원의 출자를 결정지을 예정이었으나, 한은법 규정에 걸린다는 이유로 뾰족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 이에 따라 출자문제는 다음달 4일 금통위원회 본회의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은행 관계자들은 이같은 잇단 악재에 당황해하면서도 한은의 증자 참여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은행 내부에선 당초 은감원이 외환은행에 대한 「기관 경고」를 염두에 뒀으나, 한은의 출자 명분을 흐리지 않기 위해 인사담당 임원의 퇴진과 洪행장 개인에 대한 문책으로 끝났을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하다.
한편 은감원은 조흥은행 위성복(魏聖復)행장과 인사담당 변병주(邊炳周)상무에 대해서도 희망퇴직자 재고용문제와 관련, 주의적 경고조치를 내렸다.【신경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