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그린스펀 효과] 美금리 0.25~0.5%P 더 오를듯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강온 양면 전략을 다양하게 구사하며 주식시장 과열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고 금리인상 가능성등을 시사했다. 그의 발언은 월가 투자자들의 예상보다 강했으며, 이에 따라 뉴욕 증시와 채권시장, 미국 달러화가 동시에 폭락, 이른바 「트리플 약세」 기조가 형성됐다. 특히 외환시장에서는 일본이 더이상 엔화 방어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가세, 일본이 묵시적으로 유지해온 1달러당 118~122엔의 「목표환율(TARGET ZONE)」이 붕괴됐다. 엔화는 뉴욕에서 한때 1달러당 116엔대의 초강세를 보였다.이날 그린스펀 발언의 골자는 『인플레이션을 사전 억제하기 위해 인플레이션의 조짐이 나타날 경우 「즉각적이고, 강력하게」 행동하겠다』는 것이었다. 현재로선 인플레이션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노동시장 과열에 따른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있을 경우 곧바로 금리인상을 하겠다는 엄포였다. 월가에서 FRB의 동향을 체크하는 일을 업으로 하는 페드워쳐(FED WATCHER)들은 그의 발언으로 짐작, FRB가 연내에 또다시 금리를 0.25~0.50% 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중앙은행은 지난 6월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은행간 초단기 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한바 있다. 이에 따라 FRB가 연말까지 금리를 한번 또는 두번 더 올릴 경우 올해 금리인상폭은 0.5~0.75% 포인트가 된다. 씨티은행의 페드워쳐인 케빈 코널리씨는 『그린스펀의 발언 강도가 예상보다 높았다』며 『연말까지 0.50%의 범위내에서 금리를 추가 인상, 지난해 세번에 걸친 0.75% 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원상복귀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프레몬트 인베스트먼트사의 피터 랜디니씨는 『금융시장은 연말까지 금리 0.25% 포인트 인상을 전제로 가라앉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오는 8월 24일로 예정된 FOMC에서 통화정책 기조를 「중립(NEUTRAL)」에서 「긴축(TIGHTENING)」으로 전환한후 그 이후에 각종 통계치를 검토한후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FRB는 지난 6월말에 통화정책 기조를 「긴축」에서 「중립」으로 원상복귀시켰었다. 그린스펀은 강경한 톤의 단어를 나열, 시장을 누르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즉각적이고, 강력한 대응」이라던가 「도취적(EUPHORIC) 주가 상승」등의 표현을 사용할때 인플레이션에 대해 분명한 매파임을 인식시켰다. 그러나 금리 인상에 대한 언급을 일절 피함으로써 급격한 시장 변동을 경계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온종일 CNBC와 블룸버그 TV로 생중계되는 중앙은행 총수의 말씀에 죄지우지됐다. 다우존스 지수는 그린스펀이 『주가 상승이 지나친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걱정했을때 122 포인트까지 급락했다가 금리인상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자 회복했다. 그러나 다우 지수는 전날보다 33.56 포인트 (0.3%)가 빠진 10,969.22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77.33 포인트 (2.8%) 폭락, 2,684.44에 마감했다. 금리 변동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장은 언제나 채권시장이다. 미 재무부 채권(TB) 30년물은 1,000 달러당 7.8 달러 폭락했으며, 수익률은 0.06% 포인트가 오른 5.96%에 형성됐다. 뉴욕 증시및 채권시장 하락은 달러 하락을 초래했다. 달러는 엔에 대해 전날의 1달러당 118.18엔에서 116.18엔으로 밀리면서 지난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에 대해서도 달러는 약세를 유지, 1달러=1유로를 향하던 유로화 약세가 바닥을 치고 강세로 분명한 반전의 추세를 보였다. 그린스펀 효과는 당일에 그치지 않는다. 연방정부와 경제예측기관들이 발표하는 거시통계에 인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면 뉴욕 금융시장은 즉각적이고 강력한 하락세가 나타날 전망이다. 미국 금융시장에서 1%의 진폭이 발생할때 아시아 금융시장에선 그 파장이 3~5%로 확산돼, 당분간 이른바 「요요(YO-YO)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뉴욕=김인영특파원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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