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010년 세계박람회] "이번엔 경제올림픽 열자"

재계총수 발벗고 나섰다 오는 '2010년 세계박람회'를 여수에 유치하기 위해 재계 총수들이 발벗고 나서고 있다. 공식 창구인 정부 보다도 더 적극적이다. 박람회를 유치할 경우 천문학적인 경제적 파급 효과 등을 통해 21세기 경제 대국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들 기업인들은 사업 네트워크를 활용, 각국 고위 인사를 만나는 데다 현지 투자 등 사업과 연관지어 유치 활동을 벌이기 때문에 정부 활동보다 더 효과가 클 때가 많다"고 말했다.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펼치고 있는 인사는 세계박람회 여수유치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 정 회장이 박람회 유치에 성공할 경우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88년 서울올림픽), 정몽준 의원(2002년 한ㆍ일 월드컵)에 이어 현대가(家)는 3대 국제 행사를 모두 유치하는 업적을 달성하게 된다. 이를 위해 정 회장이 지난 2년간 방문한 국가만 30여 개국. 그는 프랑스ㆍ독일 등 유럽 국가는 물론 인도네시아ㆍ말레시아 등 동남아 지역, 중남미 지역 등 세계 전역을 누비고 다녔다. 박람회 유치를 위한 출장으로 쌓은 항공 마일리지만 17㎞에 달한다. 이 같은 정 회장의 활동과 함께 현대차 그룹 회장단도 해외를 수시로 방문, 박람회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그룹 내 박람회 유치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 총력전에 들어간 상태다. 다른 재계 총수나 최고경영자(CEO)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 인사들은 '대통령 특사'나 외무부가 임명하는 '통상 대사', 또는 '통상 사절단 단장' 등 공식적인 직함을 받는 경우 이외에도 해당 기업의 사업상 출장 때에도 세계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을 방문하면 유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9월 이후 30여명의 CEO가 50여개국의 BIE 회원국을 방문했다. 현재 대통령 특사로 활동 중인 재계 인사는 정몽구 회장을 비롯해 박정인 현대모비스 회장, 유인균 INI스틸 회장, 이계안 현대캐피탈 회장, 박용성 두산 회장, 김재철 무역협회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등 7명. 박정인 회장의 경우 올 들어 카리브해 연안 국가들의 지역 공동체인 카리콤(CARICOM)정상회의에 참석하고 10월에는 불가리아를 방문하는 등 2~3개월에 한번 이상 박람회 유치 활동을 거들고 있다. 또 유 회장은 지난 9월 몰타와 아이슬랜드, 이 회장은 튀니지와 알제리 등을 대통령 특사 微鳧막?방문해 지지를 요청하는 활동을 펼쳤다. 박용성 회장도 지난 6월 중동에 이어 11월에는 중미 3개국을 방문, 표밭 갈이에 나섰다. 특히 박 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및 대한상의 회장의 직함을 활용, 해외 고위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한국 유치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김재철 무역협회 회장의 경우 지난 4월 우크라이나ㆍ불가리아 등 주요 회원국의 총리, 장관 등과 면담을 통해 지지를 이끌어냈다. 특히 강남 무역센터 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대형 현수막 내거는 등 국내에서도 붐 조성에 힘쓰고 있다. 김승연 회장도 지난 9월말부터 10월초까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헝가리와 그리스를 방문, 적극 협조하겠다는 답변을 얻어냈다. 이에 대해 한화 관계자는 "김 회장이 여수 유치가 한반도의 남ㆍ북 화해와 유라시아 철도 연결을 통한 세계 경제통상 협력 증대 등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잘 설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길승 SK 회장도 대통령 특사가 아닌 '통상사절단장' 자격으로 아랍에미리트(UAE)를 수시로 방문, 지지를 얻어내는 성과를 이룩했다. SK 관계자는 "이 같은 성공은 손 회장이 석유사업이 주력인 SK㈜를 발판으로 중동의 대표적 기업인들과 연쇄 회동, 여수를 홍보하는 데 힘을 쏟아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회장단 회의에서 유치 활동을 적극 지원키로 하는 등 막판 득표 활동에 나서고 있다. 손병두 부회장의 경우 지난 11~16일 포르투갈과 프랑스를 방문, 현지 수상과 장관 등 주요 인사를 면담하고 지지를 요청했다. 또 9월 이후 이구택 포스코 사장(브라질), 김명규 한국가스공사 사장(말레이시아), 김순택 삼성SDI 사장(헝가리),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스페인),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나이지리아ㆍ노르웨이), 윤영석 두산중공업 부회장(아랍에미리트) 등이 모두 통상사절단장의 직함을 달고 현지를 방문, 유치 활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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